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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면서 지적인 멋 강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지난 한햇 동안 전반적으로 불어닥친 불경기로 잔뜩 움츠러들었던 의류업계는 올 봄을 맞아 경기의 활성화를 기대하고 의욕적으로 봄 상품을 준비, 그중 일부를 이미 선보이고 있다. 바람직한 봄 채비를 위해서 올 봄 패션의 기본적인 흐름과 의류업체들의 기획상품 등을 패션평론가 이성희씨의 도움말로 살펴본다.
패션에서는 디자인의 기본요소가 되는 색상과 소재·실루엣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지으면서 표현된다. 이런 점에서「단순하면서도 지성미 넘치는 패션」으로 예견되는 올 봄 패션의 경향은 구체적으로 ▲기발한 것보다는 입기 쉬운 것 ▲꼭 끼는 것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 ▲거친 것보다는 세련된 것 ▲인공적인 것보다는 자연스러운 것 ▲지나친 장식이나 과장보다 단순한 것으로 표현될 수 있다.
색상은 전체적으로 산뜻하고 투명한 톤을 특징으로 오린지 색조가 짙은 체리 핑크 계와 바탕색으로 백색이 중요하게 대두되며 소재는 천연섬유가 주류를 이룬다. 천연섬유로서는 울 라마의 사용이, 여성적인 분위기를 표현해주는 소재로는 동양적인 꽃무늬와 변형된 동식물 무늬가 프린트된 실크나 저지 등이 대표적이다.
실루엣의 경향은 자연스럽고 입기 쉬운 여성다운 라인을 기본으로 허리선은 낮아지고 히프가 강조되며 스커트길이는 미디와 샤넬이 공존되리라 본다.
봄 상품 중 15∼20% 정도를 시장에 출하하고 있는 반도상사는 고객대상이 중년층인 만큼 유행보다는 여유 있으면서도 자연스러운 라인을 기본으로 하고있다.
색상은 전통적인 베이지나 브라운에서 올리브 핑크와 밝은 블루를 약간 매치해 화사한 봄의 느낌을 드러내준다.
소재는 실크나 울·저지를 주종으로 여기에 자연섬유인 코튼과 폴리에스터로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밖에 3월 초쯤「조누망」이란 스포티한 의상을 다룰 새 브랜드가 시판될 예정이어서 반도에서는 클래식한 재킷이나 스커트·블라우스에 한층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봄 상품 가운데 재킷(개버딘)은 7만원선, 스커트(개버딘) 5만9천 원, TC코팅한 바바리 코트가 5만9천 원에 거래될 예정이고 특히 이번 봄 상품은 가라앉은 듯한 기본색상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가 엿보인다.
고객의 80%가 직장여성인 논노에서는 비교적 봄 상품을 풍성하게 선보이고 있다. 직장여성들의 기본적인 옷차림이 되는 정장은 상의가 짧아지면서 유연하게 흘러내리는 듯한 박스형 라인에 캐주얼 풍을 가미한 비교적 단순한 분위기다. 소재는 정장에서는 크레이프가, 블라우스에는 실크, 그 외 비스코스와 아마류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색상에서는 밝은 톤의 올리브 카키와 밝은 오린지를 중심으로 바이올릿·핑크 계, 밝은 청색이 매치 되어 있고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깃이 약간 시원스럽게 커지면서 깃의 꼴이 섬세해지고 칼러는 깊숙해 진 점이다. 단조로운 느낌을 덜어주기 위한 액세서리로는 포킷에 밝은 톤의 레이스와 실크로 된 손수건을 꽂아주고 있다. 크레이프 투피스는 11만원, 원피스 8만원, 실크 블라우스가 5만5천 원에 시판되고 있다.
한편 28세에서 32세의 하이미스를 대상으로 하는 라보떼에서는 핑크와 백색을 적절히 조화하여 전체적으로 산뜻한 산호색분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과감한 실루엣의 변형은 피하면서도 전통적인 데일러드를 지양, 칼러가 없거나 언밸런스하게 앞여밈을 처리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소재로는 울·개버딘·조제트·물실크가 주종으로 블라우스에는 작년에 많이 사용되었다. 호랑이 무늬에서 얼룩말이나 기린, 변형된 동식물무늬를 프린트해 귀여우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정장 투피스 8만원, 울 소재 바바리 7만원, TC코팅 처리한 바바리는 5만5천 원에 거래되고있다.
어쨌든 새로운 상품을 선택하기 전에 소비자들은 자신의 옷장을 한번 점검해보고 취향과 개성을 먼저 파악하는 기본적인 상식을 갖추는 것이 실패하자 않는 현명한 구매방법이 될 것이다.<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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