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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소년들에 꿈을 심어요" 신안군 출신 양인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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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지난달 11일 신안군 임자도에서 열린 '별 잔치' 모습. 행사를 주관한 신안청년연대 양인목 대표가 별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별을 보면 꿈도 커집니다."

지난 13일 오후 전남 신안군 지도읍 지도초등학교 운동장.

체험학습 운영회사인 '참나무와 도토리' 대표 양인목(43)씨가 주민과 학생 200여명과 함께 별자리 관측에 나섰다. 별을 직접 보며 신화와 관련된 별자리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곳곳에서 탄성이 울렸다.

지도초교 3년 홍민기(9)군은 "별을 보며 무한한 우주를 생각하고 상상의 나래를 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양씨는 태양계 밖 우주를 관측할 수 있는 직경 250㎜ 반사망원경 등 10대의 망원경을 봉고 승합차 2대에 싣고 왔다.

양씨가 신안군 섬을 돌며 별자리 관측에 나선 것은 지난 3월.

신안군 흑산면 예리가 고향인 양씨는 지난 설에 부모님을 뵈러 왔다 자신이 운영 중인 이동천문대를 활용한 '자원봉사'를 결심했다. 그는 "섬에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가 잇따라 주민들의 걱정이 많은 것을 보고 교육환경 개선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나섰다"고 말했다.

첫 행사로 모교인 흑산초등학교에서 연 별자리 체험학습에는 어린이 160여명, 주민 100여명이 모이는 호응을 보였다.

양씨는 섬 청년회들과 신안청년연대를 꾸려 신안군내 14개 읍.면을 돌며 작은 축제를 펼치는 섬 순회 '별(☆) 잔치'를 시작했다

양씨는 오전에는 별자리 강의를 하고, 오후에는 학교 운동장이나 해변에서 자신이 피아노를 치며 작은 음악회를 연다. 음악회에선 주민과 학생들이 어울려 동요 '섬 집 아기' '별 보며 달 보며' 등을 부른다.

지금까지 압해도.도초도.증도.임자도.지도 등에서 별 잔치가 열렸다. 4월 14일 '신안군민의 날'에는 도초 시목해수욕장에서 별잔치가 열려 1000여명 이상이 몰리기도 했다.

양씨는 안좌초등(16일).비금초등(17일) 등에서 별 잔치를 갖고, 다음달 23일부터 8월 말까지 재경 신안향우회 자녀들을 대상으로 신안군의 자연과 역사.문화 탐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대 음대를 다니다 중퇴한 뒤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온 그는 1996년부터 대안교육 운동을 해왔다.

양씨는 "어린이들이 큰 꿈을 키우고 고향을 사랑하는 계기를 줄 수 있는 행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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