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선교는 사회와 민중 속에서-70년대의 「한국신학 진단」토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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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70년대의 한국교의는 화려한 예배당 속에서 양떼는 굶주려도 목자는 살쪄야만 하나님의 축복이 임하는 것 같은 분위기만을 조상한 채 진정한 사회의 빚과 소금의 역할에는 소극적이었고 실패했다.
이제 80년대의 한국교회는「세상 안에서」「세상을 위한」 존재임을 더욱 자각하고 종교적 교리 외판원의 모습을 탈피, 민중이 있는 곳을 향해 흩어지는 교회가 돼야한다.』
주재용교수(한신대)는 28일 『70년대의 한국신학진단』이라는 주제의 한국신학연구소 (소장 안병무) 창실 10m주년기념 신학토론회 주제발표에서 지난 10년 동안 한국교회가 걸어온 길을 반성하는 신랄한 비판과 함께 80년대의 선교적 과제를 이 같이 제시했다.
그는 『양적 팽창에 주력, 사람을 낚는 어부였던 7O년대의 한국교회는 사람을 바구니 속에 넣는데 만 열중했지 바구니 속 고기의 삶의 자리가 바다임을 잊었다』고 비유하면서 산업사회에서의 인간 소외, 비인간화, 부패와 불의가 만연됐을 때도「그리스도」를 통한 자유·평등·정의의 사회를 이룩하려는 노력에는 등한했다고 통렬히 비판했다.
또 한국교회는 성령의 역사가 마치 신자의 숫적 증가에 만 역사하는 것으로 착각한 채 숫적 증가가 하나님의 역사현존을 발견한 결과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은 무시해 버렸다는 것이다.
주교수는 선교1백주년을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80년대 선교신학은 「하나님의 선교」논에 근거, 철저한 자기 부정을 통해 역사와 사회 속에서 메시아의 샬롬(천국)을 실현시키려는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으로는 예배를 사회봉사로 연결시키고 기도생활을 사회변화에까지 연장시키며 교회확장의 재정운영을 사회선교 중심으로, 자기 중심에서 우리 중심의 교회로 형태변화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초기 한국교의(1895∼1910년)의 선교신학이 가졌던 이 같은 선교자세를 가다듬는 것만이 한국교회가 생존할 수 있는 길이며 강한 역사의식·공동체의식·사회의식을 갖고 구원의 역사를 전개할 때 교회에 소망이 있고 평화가 깃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7O년대 한국교회의 급성장이 성장신학을 배제했으며 앞으로의 선교자세도 7O년대 상황과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볼 때 80년대 한국교회의 선교과제는 하나님의 역사참여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에 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것-.
유동직교수(연세대)는 『70년대의 신학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업적은 민중의 소리를 듣고 민중의 소리를 대변하는 예언자적 교회를 주창한 서남동(전 연세대) 안병무(전 한신대) 교수주도의 「민중신학」의 태동, 결실을 거둔 점』이라고 지적하고 이 인중신학을 출범시킨 66명 서명의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73년)은 한국신학사에 하나의 전환기를 마련해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80년대 한국교회의 신학적 과제는 민중신학이 교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과 교회가 민중신학 안에서 살수 있도록 체계화하는 일이라는 것-.
이밖에도 보수·진보·자유주의신학 중 7O년대에 성령운동이라는 비결을 통해 급성장한 교회팽창과 함께 나름대로의 결실을 거둔 보수신학은 성령부흥회에 내재한 민중적 요소를 올바르게 예발할 수 있는 한국적 성령신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유교수는 7O년대의 한국신학에서 도외시된 주제들인 ▲신학연구방법론 ▲성서의 통일적·통합적 연구 ▲『목회서신』『히브리서』 『공동서신』『계시록』 『사도행전』등의 연구에 새로운 관심을 가질 것도 촉구했다.
특히 7O년대의 한국교회는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 『계시록』을 몇몇 아전인수격인 부흥사들의 해석에 만 맡긴 채 진지한 연구를 하지 못한 점을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이다.
5개 주제로 나누어 연2백여명의 신학자가 참가한 한국신학연구소 신학토론회(28~30일·서울 돈암동 상지회관)는 50년대에 태동, 「호켄다이크」박사에 의해 정리된「하나님의 선교」가 한국에서 「그리스도인 선언」을 계기로 민중신학을 발아시켜 민주화·인권·농민·노동운동(도시산업선교)등으로 표출되면서 정리된 70년대 한국신학의 결실을 근본주의적인 보수신앙과 잘 배합시켜 80년대 교회생존의 초석으로 다져야 한다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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