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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분당밸리 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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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속속 분당에 새 둥지를 틀어 '분당 밸리'가 새롭게 구축되고 있다. 국내 최대 인터넷업체인 NHN이 다음달 말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를 떠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분당 벤처타운 건물로 이사한다. NHN는 사무 공간이 비좁아지자 사무실 이전을 결정했다. NHN의 인력은 최근 2년사이 세배 이상 늘어 700명에 이른다. NHN은 2008년까지 분당에 독자 사옥도 지을 계획이다.

인력이 1900명에 달하는 시스템 통합(SI)업체 SK C&C도 다음달 초 현재의 남대문 SK빌딩을 떠나 분당으로 간다.

이 회사는 NHN과 같은 빌딩으로 이사한다. 이미 분당에는 포스데이타(서현동).삼성 SDS 제2사옥(구미동)이 있어, 포스코.삼성.SK그룹의 SI 계열사가 모두 분당에 모이게 됐다. 서현동에 있는 휴맥스도 400억원을 들여 인근 수내동에 신사옥을 짓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산업자원부 산하 전자부품연구원(KETI)이 평택에서 분당으로 옮겨 왔다.

분당에 둥지를 트는 IT기업 대부분은 영업 등 꼭 서울에 있어야 부서를 제외한 연구.관리부문을 옮기고 있다. 임대료가 서울보다 싸 관리비용 부담을 덜면서 생산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또 대표적 통신업체인 KT 본사(정자동)와 SK텔레콤 네트워크연구원(수내동)이 이미 분당에 자리를 잡고 있고, 차로 30분 거리에 삼성전자 기흥공장, 하이닉스 반도체(이천) 등이 있는 것도 분당의 매력중 하나다.

외국계 기업의 연구개발(R&D)센타도 7~8월께 잇따라 분당에 문을 연다. 인텔과 지멘스 메디컬 R&D센터가 조만간 오픈할 예정이며, 액세스텔.내셔널세미컨덕터도 다음달 분당으로 온다. 이에 앞서 반도체 업체인 ARM과 한트로를 비롯, 토필드.터보테크연구소 등 크고 작은 IT업체들이 이미 분당에 자리를 잡았다.

성남시는 최첨단 건물인 분당벤처타운이 완공되는 이번 달 말부터 입주 기업을 공개모집할 예정이어서 이주 기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벤처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곳으로 회사를 옮겨보니 공기도 맑고 여러 가지 장점이 많다"면서도 "분당은 주거용 도시여서 바이어를 접대할 특급 호텔이 없는 등 비즈니스 환경을 더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IT업체의 잇단 분당행 등의 여파로 테헤란 밸리의 명성이 바래지고 있다. NHN외에도 역삼동 스타타워에 있는 게임업체 CJ인터넷은 오는 10월께 구로 지역으로 이사할 계획이며 스타타워 인근의 데이콤빌딩에 세든 다음 커뮤니케이션도 다음달 서울 서초동으로 간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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