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군과 부모·숙모의 검찰진술 내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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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1월21일(어머니 이씨와 정군의 검찰에서의 진술)
어머니=내 아들이 죽일 일이 없다. 그 애는 밤9시부터 제방에서 잤다. 우리 집은 아침6시면 온 가족이 함께 국민체조를 한다. 그 애도 함께 했다.
검찰=정군 자네는 보통 몇 시에 일어나나.
정군=아침8시에 일어나8시30분쯤 식사를 합니다.
◇1월22일(첫 번째 자백녹음테이프1개를 들었다. 이때 정군·정군 부모가 함께 있었고 녹음테이프에서 정군의 진술이 진행되는 동안 부모는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내 자식이 왜 그런 짓을….
아버지=수긍이 갑니다.
검찰=정군 어머니, 미스터 정이 그날 밤9시에 나갈 때 문을 열어주셨죠. 그리고 밤11시쯤 들어왔을 때 또 문을 열어주셨죠. 이제 자술서를 쓰시겠습니까.
어머니=예, 쓰지요. (검찰은 이씨가 쓴 자술서를 기록에 첨부했다)
◇1월23일(두 번째 녹음테이프청취. 정군·부모 함께 있었다. 녹음청취가 끝난 후)
정군=아버지, 죄송합니다.
아버지=네가 진짜냐.
정군=그렇습니다. 제가 죽였어요.
아버지=(울면서)너 그날 우리랑 같이 집에 있었지 않니. 나는 네가 나간 게 기억이 안나.
정군=….
아버지=네가 똑바로 말해야 내가 결심을 하지. 돕든지 싸우든지 할 것 아니냐.
정군=…. (3분쯤 뒤) 난 범인이 아니에요.
어머니=(벌떡 일어서며)그래, 그렇지. 너 범인 아니지.
정군=(좀더 큰소리로)예, 아니에요.
아버지=그래, 너는 범인이 아니야. 우리하고 같이 있었잖아.
(이매 검찰이 부모와 정군을 분리하자 정군은『난 범인이 아니에요』라고 소리쳤다)
▲1월23일 (숙모와 대질)
이때의 녹음된 내용.
검찰=이제 숙모와 대질을 해도 좋을까.
정군=좋습니다.
정군=숙모, 검사님께 다 말했으니 숙모도 사실대로 얘기하세요.
숙모=야, 이 미친놈아. 내가 언제 전화를 했니.
검찰=왜 신고를 안하셨습니까. 장미아파트 일대엔 5만여 장의 전단이 뿌려졌고 경찰이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호구방문도 했고, 반상회도 열었고, 전 매스컴이 전화 건 여자를 찾았습니다.
숙모=저는 당시 신문도, TV도 안 보았습니다. 죽은 애가 우리 아파트단지 안에 사는 지도 모릅니다.
검찰=대학까지 나오신 분인데 그런 말씀이 성립이 될까요. 부인하시겠습니까.
숙모=전화 건 일이 없어요.
검찰=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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