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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한달] 익산 귀금속 싹쓸이 도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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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그 많은 보석은 어디로 갔을까…"

전북 익산에서 '귀금속 싹쓸이' 절도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됐다.

지난달 11일 오전 4시쯤 익산시 영등동 귀금속보석판매센터에 도둑이 들어 점포 29곳중 24곳에서 2만7189점(67억2910만원어치)를 털어 갔다.

시간이 흐르면서 도난당한 귀금속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난 당한 제품은 목걸이.반지 등에 세팅 해 넣은 보석에 따라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다이아몬드.진주.사파이어 등 천연보석을 넣어 한점에 수백만원까지 나가는 고가품과 자수정.비취 등 준보석 제품, 큐빅 등 인조보석을 박은 귀금속 등이 있다.

전문가와 경찰은 절도범들이 훔쳐간 귀금속 뭉치를 은밀한 장소에 숨겨 놓고 사건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귀금속은 업체마다 고유 디자인을 가져 유통시킬 경우 꼬리가 잡힐 가능성이 높다. 이를 피하기 위해 보석을 따로 빼내 해체한 뒤 판매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값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다만 도피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헐 값인 인조보석 반지.목걸이 등은 보석을 빼 낸 뒤 금을 녹여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금은 섭씨 800도 이상이면 용해가 되기 때문에 정밀한 시설이 없이도 산소용접기 등으로 쉽게 녹여 처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경찰과 귀금속판매센터측은 도난당한 주요 귀금속 사진.목록 등을 담은 전단지를 작성해 전국의 1만3000여개 보석판매점에 배포했다.

경찰은 베테랑 수사관 40여명을 투입해 사건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별 성과가 없어 애를 태우고 있다.

그동안 사건 현장과 범인들이 버리고 간 1.5t 트럭 등에서 수백개의 지문을 채취해 감식을 의뢰했지만 실마리를 풀 단서를 얻지 못했다.

현재는 절도범들이 가방 31개를 구입한 광주시 양동시장 인근에 주차했던 차량의 소재파악, 사건 당일 현장 주변의 휴대폰 통화기록 조사 등 바닥 훑기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주변에서 '익산 귀금속센터를 털겠다''휴지 한장이면 경보 센서를 무력화 시킬수 있다'는 등등의 말을 들었다"는 제보.신고 100여건이 들어왔지만 모두 이번 사건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절도범.장물아비와 전기.경비시스템 전문가 등 4~5명 이상이 수개월간 용의주도한 시물레이션(모의작전)을 거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를 진행중인 만큼 조만간 범인들의 꼬리가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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