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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잊은 캠퍼스 붐비는 대학 도서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겨울방학을 잃은 대학도서관. 새해 들어 캠퍼스엔 각종 특강, 그룹 스터디, 서클활동을 위해 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책을 20권 쌓아놓고 원고지를 메워 나가거나 원서와 영어사전과 씨름하는 학생, 전문서적에 빨간 줄을 쳐가며 탐독하는 대학원생, 도시락을 들고 휴게실로 가거나 책갈피에 머리를 묻고 잠깐 잠이든 학생들로 캠퍼스는 동면에서 깨어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학가에 공부하는 풍토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데다 특별한 방학플랜이 없을 경우 학교에 나와 학교시설을 이용, 공부도하고 서클활동을 하는 것이 방학을 더 보람있게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방학중에도 학생들이 캠퍼스를 찾아 활발히 움직이자 학교측도 이의 대책에 부심하고 있다.
난방·조명에 특별히 신경을 쓰는가하면 구내식당을 방학중에도 운영하고 있고 휴게실까지 열어놓고 있다.
특히 통금해제와 관련,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도서관개관시간을 모두 연장시켰다.

<서울대>
하루평균 등교인원은 5천여 명. 중앙도서관열람실6개중 4개를 개방, 좌석2천8백개가 아침7시면 모두 차버린다. 정기 간행물실·대학원열람실·음향도서실 등도 연일 학생들로 북적댄다.
이밖에 각 단과대별 도서실을 비롯, 서클룸·과별 실험실습실도 방학을 잊은 학생들 때문에 겨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고려대>
새벽5시면 신·구2개의 도서관 1천5백 석이 모두 차버린다.
늦은 학생들은 단과대 도서관이나 추운 강의실에서 버티기도 한다.
특강을 들으러 나오는 학생만도 강당의 토플강의8백명, 일어특강3백명, 경제특강4백명, 타임강독5백명 등 2천여 명.
이들도 틈만 나면 도서관을 찾아 전문서적을 탐독한다.
지동식 학생처장은『올 겨울방학엔 학생들이 더 많이 학교를 찾는 것 같다』면서『개강중일 때보다도 더 열의 있고 진지해 보여 학교측으로서도 반갑다』고했다.

<연세대>
상오8시께부터 학생들이 몰려 9시쯤에는 도서관에 빈자리가 없다.
대부분이 졸업반 학생들로 영어·일어 등 외국어와 모자라는 전공실력을 닦고 있으며 더러는 이대 등 이웃한 대학의 학생들도 서클활동을 겸해 도서관을 찾는다.

<성대>
『경치 좋고 공기도 맑아 공부하다 머리 식히기에도 좋아요. 짬만 나면 간단한 운동도 할 수 있어 건강에도 좋고요.』성균관대4학년 박광순군(24·사학과)은 미국유학 시험대비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학교도서관만큼 좋은 데는 없다고 했다.
『도서관에서 교양도서도 빌어 읽고 부족한 외국어실력을 특강을 들으며 보충하고 있다』는 박군은 줄잡아 하루 1천여 명이 도서관을 찾고있다고 했다.

<학교대책>
새해 통금해제로 동국대는 도서관개관시간을 상오9시30분∼하오4시에서 새벽5시∼방10시30분으로 무려 11시간을 늘렸으며 성균관대가 자정까지, 고려대가 새벽4시∼밤11시로 연장했다.
이에 따라 숙직직원도 배로 늘렸는데도 새벽에 오는 학생 맞기와 퇴관 후 정리하기에 손이 달릴 지경.
서울대는 도서관 실내온도를18∼20도C로, 조명도 1백50룩스를 항상 유지시키고 있다.
이화여대2학년 제미혜양(20·불문과)은『통금해제와 함께 도서관은 24시간 개방해야한다』면서『가로등수도 늘려주고 방학이나 야간에 이용하기 위한 자동판매기도 수와 종류를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허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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