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클래식 음악과 친해지고 싶다면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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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클래식 음악 동화 시리즈 1~4권
마를렌 조베르 지음, 프레데릭 망소 외 그림, 이경혜 옮김
박경욱 읽음, 비룡소, 22~28쪽+오디오북 CD, 각권 1만3000원

작곡가의 연보나 무슨무슨 교향곡, 몇 악장, 몇 번 같은 음악 정보를 먼저 들이댄다면 당신의 자녀는 영영 클래식 음악과 담을 쌓게 될지 모른다. '쓸데 없이 높은' 문턱에 걸려 클래식과 친해지지 못한 어른들도 부지기수일 게다.

시리즈의 가장 큰 미덕은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에 클래식 음악을 자연스레 끼워 넣어 저절로 친숙해지게 만드는 점이다. 가령 멜로디를 들으면 십수 년 저쪽의 장면들이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추억의 명곡들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가. 시리즈는 클래식 음악을 두고두고 기억할 만한 '맥락'을 만들어 준다. 1권인 '베토벤 음악과 친해지는 동화'의 주인공 폴리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친구다. 폴리 같은 말썽꾸러기들을 모아놓은 특별반의 이름은 달빛반. 폴리는 때로는 마녀 같고 때로는 요정 같은, 종잡을 수 없는 선생님 때문에 학교에 가기가 싫을 정도다. 거짓말 때문에 톡톡히 혼나고 돌아온 날 아버지는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연주해 주신다. '달빛(월광)'이라는 말만 들어도 지겨운 폴리에게. 물론 나중에 '월광 소나타'에 대한 폴리의 오해는 풀린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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