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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진 특파원 미 전략공군 사령부를 가다|핵 갖춰 핵전 막는 "철벽 지하 요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핵전쟁의 주역 미국전략공군사령부(SAC=US strategic air command). 전략폭격기와 대륙간 탄도 유도탄(ICBM)등을 보유, 핵전쟁에 대비하고 있는 미 지상최대의 화력보유부대는 촌각도 쉴 줄을 모른다.
니브래스카주의 조용한 가축도시 오마하에서 남쪽으로 24㎞떨어져 있는 사령부 정문에는「평화는 ♀리의 직업』이라는 모토가 시선을 끌뿐 겉보기엔 적막이 감돌았다.
7층 짜리 사령부건물은 지상으로는 3층만 나와 있고 나머지 4층은 지하로 들어가 있다. 이 SAC지하사령부는 바닥·천장·벽 등이 최고 l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철의 요새.
메가톤급 핵미사일의 직격탄을 맞지 않으면 끄떡없도록 설계돼있다.
지하철문이 닫히고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상황에서도 근무요원 l천 여명이 30일 이상 버틸 수 있는 식량·식수·기타 장비를 갖추고 있어 적의 핵 선제공격에 대한 보복작전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대통령과 직접통화>
상황실 앞 벽에는 거대한 스크린 6개가 있어 미국과 소련의 핵미사일발사기지, 예상되는 소련의 공격루트 등을 상세히 비춰주고 있다.
상황실 컴퓨터 속에는 지구상 모든 국가의 군사력배치 및 이용상황, 항공기의 항로 및 이착륙상황, 핵미사일의 배치도, 심지어는 세계 각 지역의 연중 날씨 등에 관한 모든 자료가 기억돼 있다.
SAC사령관은 책상 위에 있는 레드폰(적색전화)으로 전세계 2백 군데의 작전본부 및 1백52개의 미사일발사기지와 직접통화 할 수 있다.
워싱턴과의 직통전화는 대통령·국방장관·합참의장과 바로 연결된다.
핵전쟁에 대비하고 적의 핵 공격에 반격을 가하는 것을 주임무로 하고 있으며 2년 전부터는 우주정찰과 미사일정보임무도 추가됐다.
SAC가 거느린 직속부대로는 제8공군(루이지애나주), 제15공군(캘리포니아주), 제1전력우주사단(캘리포니아주), 제3공군사단(괌), 제7공군사단(서독) 등이 있고 이외에도 미국 내와 해외 30개 기지의 주력부대를 거느리고 있으며 전시에는 NATO(북대서양동맹)군. TAC(전술공군사령부), MAC(군공수사령부), KCi35 공중 급유부대 등도 지휘한다.
SAC의 보유장비로는 세계최대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4백대, 초음속폭격기 FB-1ll 65대, EC-135공중급유기 7백28대가 있으며, 소련의 심장부를 강타할 수 있는 ICBM l천52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 ICBM은 타이탄Ⅱ 52기, 미니트먼Ⅱ 4백50기, 미니트먼Ⅲ 5백50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초음속정찰기 SR-71과 U-2기 등이 경계·정찰임무에 동원된다.
81년말 현재 SAC소속 요원은 12만명. 24시간 비상대기 태세를 갖추고 있는 이들의 근무수칙 제l조는『언제나 즉각 대응할 태세를 갖춘다』는 것.
SAC눈-한국전 때 B-29기를 투입, 3개월 동안 l7만t의 폭탄을 투하해서 북한내의 전략목표물을 강타했으며 월남전쟁 때는 B-52를 동원. 막강한 화력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SAC가 보유한 ICBM은 미국 각지의 지하 사일로에 산재, 발사명령이 떨어지면 60초 이내에 발사가 가능하다.

<발사요원은 복수로>
l개의 ICBM을 발사하는데는 2명의 장교와 2명의 사병이 필요하게 되는데 이들은 모두가 대학졸업이상의 학력소유자들이다.
핵미사일의 발사요원을 복수로 하는 것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엉뚱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예방조치이다.
SAC가 자랑하는 또 하나의 명물은「날으는 공중사령부」로 불리는 EC-l35기. SAC지하사령부가 적의 핵 공격으로 파괴됐을 경우 그 임무를 l백% 똑같이 수행한다.
SAC를 안내하던「마빈·비숍」소령은『설사 소련이 SAC지하사령부를 파괴하더라도 항상 하늘에 떠있는 공중사령관은 전세계의 모든 휘하부대의 출동을 명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만난 공중사령부의 조종사「잉글런드」소령은『우리 근무요원들은 모두가 항상 국가를 지킨다는 자부심에 차있다』고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사진=이영우 기자(미 로스앤젤레스 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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