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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전자오락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70연대 일본의 발명품인 전자오락이 지금 전세계를 휩쓸고있다. 지난11월에 미국에선 세계전자오락대회까지 열렸다.
「오락」도 오락이지만 이것이 미래유망산업을 펼쳐보였다는 점에서도 흥미를 끈다.
전자오락(비디오·게임)의 시장규모는 년 50억달러. 이것은 28억달러 규모인 미국 영화산업의 2배, 메이저리그 야구·농구·축구의 TV및 입장수입의 3배규모다. 『소혹성』『팩먼』『우주의 침입자』, 흡사 영화제목같은 전자게임이 벌어들인 돈이다.
전자오락에 맛을 들인 어린이는 하루에 20달러(1만4천원)에서 50달러(3만5천원)를 쓴다는 것이 미국얘기다.
하지만 미국의 한 고교생은 단돈 25센트로 16시간34분동안 즐기면서 1천5백96만3천1백점을 따 세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간과 돈의 낭비를 걱정해서 뉴욕주의 부모들은 소년들의 전자오락실출입을 막는 조례를 만들기도 했다. 지금 미국대법원은 택사스주 매스키트에서 결의된 17세이하의 전자오락실. 출입금지조례를 심의하고 있다.
그러나 웃지못할 일은 어린이들보다도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다.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개장시간인 아침 7시가 조금 지나면 직장인들이 떼를 지어 게임에 열중하고있다.
이들은 직장생활의 스트레스와 고달픔을 건전오락으로 푸는 것이다. 대도시의 번잡은 고독을 느길 틈도 주지않는 것같지만 실은 돈도 없고 즐길일도 없는 샐러리맨들이 이런 게임에 위안을얻고있는 것이다.
서독에선 최근 오락실이 선술집의 분위기로 바뀌고있다. 놀이에 지친 사람들은 거기서 코피를 마시며 친구를 사귀기도한다.
전자오락을 지능개발의 면에서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반사작용솜씨를 키우는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버지니아주의 한 신병훈련소에선 전자오락기를 이용해서 서의전료의 작전훈련을 시키고있다.
서독의「아르만트·메르겐」교수같은 사람은 전자오락의 공격성을 일종의 스포츠적 공격성으로, TV에서 보는 폭력보다는 무해하다는 주장이다.
각박한 현실에서 가상의 게임세계로 도피함으로써 카타르시스(해탈)의 경험을 얻을수도 있다는 정신분석학적 설명이다.
존즈홉긴즈대의「에일린·비닝」박사는 또 어린이들이 이놀이를 함으로써 눈과 손의 협동작업기능을 향상할수 있다고 말한다.
워싱턴의 어린이박물관은 취학전 어린이들에게 컴퓨터를 익혀주는 뜻에서 전자오락을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 보사부는 최근 기왕의 전자오락실 전면폐쇄방침에 대한 재검토를 하고있다.
문제는 새로운 문명의 조류는 어쩔수 없다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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