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터운 선수층 바탕 끊임없이 새 기술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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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1억5천만원을 들여 64일간의 사상초유의 대장정을 벌이면서 스칸디나비아·핀란드·영국오픈등에 출전한 한국탁구가 중공벽에 부닥쳐 흡사 스파링 파트너의 꼴이 되고있다.
중공에 대항하는 것은 전깃불에 뛰어드는 하루살이이고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꼴일까.
이에리사·정현숙이 73년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단체전에서 중공을 이겨본후 실로 8년동안 추풍낙엽이 되고있다.
중공여자탁구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중공여자탁구는 71년 나고야세계선수권대회 (31회)부터 세계정상을 석권하기 시작, 지난해4월 유고 노비사드세계선수권대회(36회)까지 10년 세도를 구가하고있다.
71년 나고야선수권대회에서 「마(마)의 커트」라는 선풍을 일으키며 단체전 및 단·복식을 휩쓸었던 임홀경을 첫주자로 호옥란(73년 단식우승)· 장립을 거쳐 갈신애 (79년평양대회단식우승)· 훈령(81년 노비사드단식· 단체전우승)· 진리리(스칸디나비아 및 핀란드·전영국오픈단식우승)등이 10년아성의 주역들이다.
중공은 73년 사라예보대회단체전에서 한국에, 그리고 75년 캘커타와 77년 버밍검여자단식에서 북한의 박영순에계 정상을 넘겨준 것이 고작이었다.
중공여자탁구가 이처럼 10여년동안 세계정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세계대회마다 무궁한 선수폭을 바탕으로한 기술의 변화때문이다.
69년 스칸디나비아오픈대회 단식우승으로 국제무대에 첫모습을 드려냈던 선두주자 임혜경은 「마(마)의 커트」라는 명성을 밀쳐 수비선수로서는 처음으로 71년세계대회를 석권, 세계탁구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의 뒤를 이은 것이 호옥란. 호는 루프드라이브에다 파워있는 스매싱을 개발, 73년 세계대회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호의 뒤에 나타난 왼손잡이 장립은 75년 캘커타와 77년 버밍검에서 북한의 박영순에게 눌려 단식에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하늘 높이 던지는 스카이서브와 회전커트로 5구이내의 승부를 건 새로운 기술을 보인 것이다.
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 이질러버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갈신애.
75년 캘커타세계대회에 등장, 이질러버로 정지숙·이에리사를 연파해 국제탁구계를 깜짝 놀라게했던 갈은 기술이냐, 래키트의 비결이냐며 비밀병기로 놀라움을 주면서 79년까지 세계를 석권했다.
갈이 모습을 감추자 단령이 등장해 이번에는 회견커트와 톱스매싱으로 풍미, 한국이 번번이 참패를 당했다. 이번 유럽원정에서 한국은 또 보령을 만난다고 예상했으나 진리리라는 새 재목이 나와 쇼트와 스매싱으로 한국여자탁구를 망신시켰던 것이다.
이같이 조직적인 선수를 내놓는 중공에 한국은 항상 한발 늦게 도전을 벌이고있다. 호왕란을 겨냥하다 장립을 만나고, 또 갈신애라는 비밀병기에 경악하며 동령의 당연합이 진리리가 되자 속수무책인 것이다.
한국여자 탁구는 최소한 4∼5년을 내다보는 장기 계획없이 항상 눈앞에 승리만을 위한 단견에 빠져있는한 중공벽은 영원한지 모른다. <임병태 기자>
중공 여자탁구의 역대주역과 특징
임혜경 <마의커트> 호옥란 <추프드라이브> 장립 <왼손잡이·스카이서브>
갈신애 <이질러버> 동령 <회전커트> 정리리 <전진속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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