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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불량성 빈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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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안색이 창백하고 어지럽고 피곤하면 흔히 빈혈증인가 의심한다. 이런 증상이 빈혈의 일반적 증상이긴 하나, 진단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빈혈은 핏속의 적혈구나 적혈구속에 포함된 혈색소(헤모글로빈)의 숫자가 모자랄 때 일어난다. 따라서 출혈이 많다고 금방 빈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출혈이 잦은 패혈병이나 선천적으로 지혈이 곤란한 유전체질을 타고 난 혈우병과도 구별된다.
피 한톨엔 적혈구가 40∼45%, 백혈구와 혈소판이 1%내외, 그리고 이들을 수용한 노란색 혈장(혈장)이 50∼60%를 차지한다. 이것을 숫자로 나타내면 성인의 경우 피 1입방mm에 적혈구가 남자 5백만개, 여자 4백50만개, 백혈구가 평균 7천개, 혈소판이 20만∼60만개가 있는 것으로 된다. 물론 체질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다.
어쨌든 빈혈이란 의학적인 분석을 빌면 적혈구 숫자가 남자 4백만개, 여자 3백50만개 이하로 낮아지는 경우와 적혈구속의 헤모글로빈이 혈액 1백입방mm당 남자가 13g, 여자가 12g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헤모글로빈의 기준치는 1백임방mm당 16g이 정상.
빈혈의 원인에 따른 종류도 음식물이 다양해지고 화학물질의 사용이 늘어남에 따라 갖가지로 분류된다. 출혈과다, 편식, 소화불량, 지라(비장)의 염증등이 모두 빈혈의 원인이 된다.물론 철분부족과 비타민 B12의 부족이 빈혈의 가장 큰 원인임엔 틀림 없다.
헤모글로빈은 단백질과 철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로 이 철분이 세포조직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다. 결국 빈혈이란 신체에 산소가 잘 공급되지 않아 일반적인 무기력증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재생불량생빈혈(aplastic anemia) 이라는, 문자그대로 난치병이 있다. 급성은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도 있으며 만성은 오랫동안의 치료를 받아야한다.
「재생불량」을 뜻하는 aplasia는 그리스어로 「부정」을 나타내는 a에, 「형성」을 뜻하는 plassein이 결합된 복합어. 재생이 안된다는 뜻이다. 이 빈혈병의 원인은 약품중독이나 방사선의 다량조사 때문이지만 규명안된 원인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많다.
「S·앤들먼」박사가 편찬한 학사전에 보면 재생불량성빈혈은 암이나 벤젠같은 화학약품의 영향으로 척수의 조혈기능이 장애를 받을 때 일어난다고 설명한다.
10년전 재생불량성빈혈을 앓은 수원의 이상기군이 중앙일보의 보도로 사회각계의 온정을 입어 미국에서 치료를 끝내고 귀국했다. 그때 입은 재생의 은혜를 갚고자 목사가 되어 돌아온 것은 더욱 감동적이다.
인정의 빈혈증에 걸린 이사회에 걸린 보은의 밑거름이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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