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 관훈토론 지상 중계] 토론회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황우석 교수 토론회에는 외신기자 30여 명을 포함해 80여 명의 기자가 취재 경쟁을 벌였다. 행사 관계자는 청와대 기자간담회 때보다 더 많은 기자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관훈클럽 측은 "토론회에 참석하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아 다 수용할 수 없었다"고 했다. 예정된 취재인력보다 더 많은 기자들이 행사장에 참석해 자리다툼을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방송사들도 중계장비를 대거 준비해 놓고 토론회 내용을 녹화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연구 성과를 설명하는 황 교수 특유의 말솜씨도 화제가 됐다. "현재의 연구 수준은 연극 4막 중 2막에 해당한다. 내년 후반기께 2막의 성과가 펼쳐지면 국민이 중간 박수를 보낼 것이다"라든가, "이번 연구 성과는 제가 실험을 총괄 지휘했지만 하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우리나라가 외국의 침탈과 동족상잔 등의 온갖 어려움을 겪었으니 이제 하늘에서도 세계에서 어깨를 쭉 펴고 살아보라는 천운을 준 것으로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 토론 참가자가 황 교수를 '언어의 마술사'라고 비유하자 "부여 촌놈이 말도 느리고 어눌하기만 한데 무슨 언어의 마술사냐"고 되받아쳐 좌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황 교수는 토론회 시작에 앞서 30분 전쯤 행사장에 도착해 참석자들의 테이블을 돌며 일일이 인사를 했다. 한 참석자는 "세계적인 과학자인 황 교수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악수하며 허리를 굽히는 모습이 이채로웠다"면서 "연구 성과도 성과지만 그의 됨됨이에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토론회에 나올 때 어떤 질문이 나올 것인가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작위적이 되고 진솔한 대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