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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 맞은 민간연구소시대|현황과 개발전략을 알아보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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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82년은 민간주도의 연구개발이 본격화하는 한해가 될 것 같다. 60, 70년대의 정부차원의 연구개발이 서서히 산업계로 파급되면서 민간부문은 지난 2년 여 동안 여건조성에 주력, 이제는 결실을 맺기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지금까지 산업계에 설치된 민간연구소는 전기·전자분야 10개, 기계분야 11개 등 총 50개. 여기에 소속된 연구원만도 2천여 명에 달하며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짧은 기간동안 이렇게 민간부문의 연구능력이 향상된 것은 정부의 꾸준한 정책지원과 더불어 민간기업이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성향상」이라는 명제를 피부로 느꼈기 때문이다.
연간 수출 2백억 달러를 넘어선 지금 노동집약적 제품을 가지고는 도저히 경쟁에이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이제 민간주도 연구개발시대를 맞아 민간연구소 현황과 개발전략을 알아본다.

<민간연구소 현황>
81년까지 등록된 기업의 연구기관수는 ▲기계·금속 15 ▲전기·전자 10 ▲섬유·화학 15▲식품·제약 10 등 50개이며 평균 연구인원은 38명이며 전체 박사 급 연구원은 26명이다. 이중 30명 이상의 연구원을 확보하고 있는 연구소는 20개에 달한다.
이들 연구소가 지난 80년 연구비로 투자한 금액은 5백12억 원에 이른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0.68%로 나타났다.
그동안 민간연구소들이 겪어 온 가장 큰 문제는 연구개발에 대한 최고경영자의 인식과 연구원 확보였다. 너무 성급한 성과만 기대하고 지속적인 투자와 교육을 소홀히 함으로써 연구의욕을 저하시켜 연구원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이런 애로점은 지난해 3년째 산업계가 불황을 맞으면서 기술혁신의 중요성이 강조돼 상당히 개선되었으며 올해부터는 30명 이상 연구원을 갖는 연구소에는 병역면제혜택도 주어지게 됐다. 다만 고급인력의 지속적 확보가 문제로 남아 있다.

<기술개발 전략>
금년도 기업체의 기술개발은 정부의 강력한 기술개발 및 지원정책을 타고 있어 어느 때보다도 여건이 성숙되어 있다. 민간기술연구소협회는 이에 따라 몇 가지 전략을 마련하고 82년을 산업기술개발의 전환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그동안 산업체의 기술개발형태는 단기적이고 영세해 자생적 기술개발기능을 갖출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민간기술연구협회는 앞으로 연구소들이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는 ▲도입기술의 소화개량 ▲신제품개발 ▲신 공정개발 ▲신 생산기술개발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기술개발투자자금의 확보를 의한 지원이 아쉽다고 협회 측은 지적하고 있다.
허신구 민간기술연구소 협회장은『민간연구소가 1개의 부서나 연구실에서 부설연구소로 커 가면서 기술개발을 위한 시설 및 기자재수요가 급증,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직 국내기업은 기술개발을 위한 자기자본이 부족, 애를 먹고 있다. 국내기업의 연구개발투자는 매출액의 1%에도 못 미치고 있으며 전 종업원 중 연구원의 비율은 80년에 1.52%(78년 일본 3.21%) 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각 기업체들은 투자확대와 전략상품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다.
금성통신연구소는 82년에 4억원의 연구비를 투자, 매출액의 2.5%수준을 유지할 계획으로 있으며 자체의 기술정보수집활동을 강화시킬 방침이다.
삼성정밀은 20명의 연구원을 40명으로 대폭 늘려 연구소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며 한일합섬기술연구소는 별도의 연구소를 증축할 예정이다.
제일제당식품연구소는 생명산업을 주력업종으로 삼아 신제품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제일제당연구소는 자체에 연구개발심의위원회를 구성, 연구과제선정 및 평가를 시행, 연구의 효율을 높이고 있다.
기아기술연구소는 82년에 장애자를 위한 특수용도 차를 개발, 제품의 다양화를 꾀할 계획으로 있다.
대한전선 중앙연구소는 마이크로컴퓨터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며 수출전략상품으로는 CRT터미널의 기종을 다변화시키기로 했다.
삼성종합연구소는 반도체생산기술개발에 주력, 산업전자기기의 생산을 주도할 생각이다.
제일모직 기술연구소는 섬유공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장치산업으로 전환해 감에 따라 자동제어 부분에 관한 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해 발명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동아제약 중앙연구소는 앞으로 자체 신약개발을 목표로 항암제 합성연구에 주력하며 국내연구기관과의 교류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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