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연휴 휴식|「정적」인 일 하던사람「동적」으로 쉬면 좋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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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신정연휴를 앞두고 직장인들은 휴가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낼 것인가에 대해 여러가지 계획으로 부산하다. 휴일을 건강에 유익하게 보내면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한 활력소를 비축할수 있으나잘못보내면 피로가 더욱 가중되게 마련. 휴일을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휴식의 생리를 전문가에게 알아본다. 고려병원신경정신과장 이시형박사는 인체의 리듬과 자연적인 욕구에 맞는 휴식의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즉『남들이 휴가를 떠나니까 나도 가야한다』는 식의 억지휴식을 취하지말고 자신이 가장 바라는 방법으로 휴식을 취하라고 이박사는 권한다.
특히 자신이 평소에 하던일과 정반대의 일을 하는것이 가장 좋은 휴식방법이며 피로가 효율적으로 풀린다는것.
이박사는 평소에 정적인 일을하는 사람은 동적인 방법으로, 동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정적인 방법으로 피로를 푸는것이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예를들어 주로 사무실에 앉아서 사무를 보는 샐러리맨들은 스포츠나 레크리에이션·여행등 많이 움직이는 방법으로 피로를 푸는쪽이 좋다.
또 손과 눈을 많이 써야하는 타이피스트도 다리를 움직이는것이 좋으므로 많이 걷는 여행·등산등이 좋다.
평소에 충분히 움직이는 공사현장의 기사나 생산공장의 종업원·외판원등은 영화감상이나 독서·낮잠·고생이 덜되는 안락한여행등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평소 근육을 많이 움직이는 노동자와 운동선수등은 내키는대로 집에서 충분한 수면을 취하거나 쉬는게 오히려 몸에 좋다.
운동선수의 경우 자신의 전문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의 운동을 가볍게 해보는게 피로를 푸는데 큰도움이 된다그 이박사는 말했다. 즉 축구선수들이 배구나 야구를 해보든가 농구선수들이 축구를 하는식으로 평소에 쓰지않던 다른 근육을 사용하면 적극적인 의미의 휴식이 된다.
연구실·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거나 세밀한 조립작업을 하는사람들은 두뇌와 눈이 피로하므로 바닷가·산사부근에 숙박하면서 아침·저녁으로 산책·조깅등 가벼운 운동을 하든가 등산을 하면큰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휴가를 효율적으로 보낼수 있다.
요컨대 평소에 운동부족이면서 두뇌를 많이써서 정신적으로 피로한 사람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적극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집에서 낮잠·TV시청등으로 딩굴면서 짜증을 내면 더욱 피로가 가중될 우려가 있다.
반면에 평소에 근육을 충분히 움직이는 사람은 집에서 근육을 쉬면서 보내는게 효과적.
정신과 육체가 모두 피로해 지쳐있는 사람은 낮잠등으로 계속 수면을 취하면서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며 영양보충을 해두는편이 좋다.
이박사는 휴식은 하루와 1주일, 1년을 단위로 생리에 맞춰 적절히 취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간은 무슨일이든 90분을 계속한후에는 5∼10분동안 휴식 또는 기분전환을 취해야 능률이 오른다. 사무실에서 오전근무로 90분을 일한후 5∼10분동안 코피브레이크를 갖는게 효율적. 오후도 마찬가지로 최소한 1회의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수험공부나 영화감상때도 90분계속한후 5∼10분동안 휴식시간을 갖는게 좋다.
사무실의 경우 오전·오후의 중간에 보통 1시간 정도의 비교적 긴 휴식시간이 있다.
이박사는 점심시간에는 일단 사무실을 떠나 기분을 전환하라고 권한다.
점심시간을 친구·친지들과 약속시간으로 정해 두사람의 사무실간의 중간지점까지 걸어가 함께 식사를 나누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구내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도 일단 가까운 다방이나 공원등 사무실밖까지 산책을 다녀오는게 바람직한 휴식방법이다.
하루중 퇴근후부터 집에 돌아가기전 1, 2시간이 가장 길고 효율적인 휴식시간이므로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가족과 관계없이 혼자만의 휴식시간으로 활용하는것도 좋다고 이박사는 충고한다.
일반적으로 주말휴일이나 연휴등에는 자기가 살던곳을 일단 떠나는것(여행)이 가장 효과적인 휴식방법이라 할수있다.
「다람쥐 쳇바퀴돌듯 하는 일상」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을 통해 피로를 풀려면 자기가 사는 낯익은 곳으로부터 일단 떠나는 것이 좋다.
그러나▲다른 사람들이 휴가여행을 가니까 우리도 가야한다거나▲온천·휴양지등 좋은곳의 호텔을 예약해서 호화판으로 가야한다거나▲반드시 가족단위로 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을 버리지 않는한 휴가여행은 오히려「스트레스 여행」으로 바뀔 우려가 있다고 이박사는 경고한다.
휴가는 남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각자 자신이 정말 원하는 방법으로 보내는것이 가장 생리에 맞는 휴가라는것.
의무적으로 떠나는 휴가여행은 짜증을 불러일으키므로 피로를 가중시킨다.
따라서 어린자녀와 부모·조부모등 취미와 적응능력이 다른 사람끼리 함께 여행을 떠나는 것은 겉으로는 단란해 보이나 효율적인 휴가를 위한 인체의 생리면에선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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