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코너] 백혈병 친구에게 힘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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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수에게 힘을 주자."

경기도 안양의 성문고등학교(교장 조원룡) 학생들은 지난 18일 단체 헌혈을 했다. 2학년 9반 목찬수의 투병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찬수는 지금 급성백혈병과 넉달째 힘겹게 싸우고 있다. 찬수는 병에 걸리기 전까지는 건강하고 성실했다. 그런데 그에게 지난해 12월 말 무서운 병마가 찾아왔다.

찬수의 병은 빈혈과 출혈 증상이 나타나며 정상 백혈구가 줄어들어 감염되기 쉽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항암제와 항생제를 투여하고,수혈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그러나 수천만원이 드는 치료비를 감당할 만큼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러하자 찬수의 급우들이 헌혈증 모집에 나서 지금까지 2백여장을 전달했다. 급우들의 미담이 퍼지며 이번에는 학생회(회장 최은정.3)가 나서 선생님들과 협의해 단체 헌혈을 하기에 이른 것이다.

나이가 안된 1학년을 제외한 전교생의 70%(6백여명)가 동의서를 냈다. 그 가운데 헌혈 조건에 맞는 학생들이 80명이었다. 학생회는 또 용돈을 쪼개 모은 2백85만원을 찬수의 치료비에 보태기도 했다.

헌혈에 동참한 같은 반 김수연양은 "어려운 친구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체중 미달 등 여러 가지 이유로 헌혈하지 못한 친구들은 무척 아쉬워한다"고 밝혔다.

최은정양은 "독한 항암제를 맞느라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찬수를 보니 마음이 무척 아팠다"며 "친구들의 정성을 받고 꼭 회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정(안양 성문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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