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공식 주간지 표지 욱일기 대신 일장기로 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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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IFA 홈페이지 캡처]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공식 주간지 표지에 게재했던 일본 전범기 문양을 일장기 장식으로 변경했다.

FIFA가 발행하는 공식 주간지 'FIFA 더 위클리(FIFA THE WEEKLY)'는 이달초 발간한 50호 표지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담았다. FIFA는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혼다 케이스케(AC밀란), 요시다 마야(사우스햄프턴) 등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는 일본 선수들을 소재로 하는 커버 스토리 기사를 실으면서 표지 전면 배경을 욱일기로 장식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문제가 커지자 FIFA는 욱일기 장식을 빼고 일장기 문양으로 대체했다. 욱일기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사용한 깃발로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卍 뒤집어 놓은 모양)'처럼 일부 국가에서는 금기시하는 문양이다.

일본 축구가 욱일기 논란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욱일기를 형상화한 듯한 일본 축구 대표팀 유니폼이 문제가 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서 이 유니폼을 판매해 논란이 더 확산됐다. 이 유니폼의 색깔은 일본 대표팀의 전통적인 상징색인 파란색이며, 왼쪽 가슴 부위의 일본 축구협회 패치를 중심으로 약간 반짝거리는 재질로 된 11개의 방사형 문양이 그려져 있다.

왼쪽 가슴을 중심으로 11개의 햇살이 퍼지는듯한 디자인이다. 문제의 문양이 욱일기처럼 붉은색은 아니지만 이를 연상시키기에는 충분한 수준이라는 게 국내 축구팬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FIFA 공식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일본 유니폼을 '떠오르는 태양에서 뻗어나가는 빛을 형상화한 디자인(A rising sun ray textured designs)'이라고 설명했다.

FIFA는 그간 경기장 경기장 안팎에서의 이념·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행위를 엄단해왔다. 박종우가 런던 올림픽에서 독도에 관한 피켓을 들어 징계를 받기도 했다. 하켄크로이츠와 달리 욱일기에 대해선 국제사회의 인식이 부족했다. 하지만 논란이 반복되며 욱일기에 대한 FIFA의 시각도 조금씩 변화하는 모양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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