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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힘 싣는 게 진보라는 생각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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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환(사진) 노동부 장관은 2일 "노.사.정 가운데 노조가 양보와 타협을 가장 안 하고 변화와 혁신에도 뒤떨어진다"며 노동계에 쓴소리를 했다.

김 장관은 이날 숭실대 노사관계대학원이 주최한 노사정 대토론회에서 "운동가 중심의 노동운동이 되는 과정에서 노동귀족이 탄생했다"며 "이들의 문제가 눈에 띈 것은 올해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고 노조를 꼬집었다.

그는 "노조가 자정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노동운동가들은 배가 고픈 것 같다"며 "하지만 내부 비리나 사회적 권력을 나누는 방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은 이제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근로자 중에는 아직 사회적 약자가 많지만 노조는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며 "노조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게 진보라는 도식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계는 아직도 정부와 기업주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제 상대방을 인정해야 한다"며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이후 나타난 노동운동의 과도한 정치화를 극복하고 쌍방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장관은 '노사관계 선진화방안 법제화(노사관계 로드맵 제정)'에 대해 "노사정위원회에서 로드맵 제정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독자적으로 법안을 만들어 올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엔 복수 노조가 허용되고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 금지되기 때문에 로드맵을 준비하지 않으면 큰 혼란이 예상된다"며 "올 연말까지는 로드맵을 반드시 법제화해야 하며 내년엔 이를 토대로 보완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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