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7만 명 '월 300만원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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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공무원연금을 매월 300만원 이상 받는 퇴직자가 2년도 안돼 2만여 명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이 12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퇴직 후 월 300만원 이상 받는 퇴직공무원이 8월 말 현재 7만5036명으로 전체 공무원연금 수령자 33만8450명의 22.2%에 달했다. 2012년 말의 5만6205명에서 1년 8개월만에 약 1만9000명이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200만~300만원을 받는 연금수급자도 11만7681명에서 13만5043명으로 1만7000여명이 늘었다. 400만원 이상 고액 연금수급자 역시 859명에서 2326명으로 늘었다. 반면 200만원 미만 연금수급자는 13만2696명에서 12만8371명으로 줄었다.

 그 결과 올 8월말 현재 퇴직공무원 중 월 평균 200만원 이상 받는 인원이 전체 퇴직자의 절반이 넘는 60%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조 의원은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과거에 설계된 공무원연금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바람직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해 전문가와 공무원, 국민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 1인당 월평균 국민연금 수령액은 31만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공단 가입자 현황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으로 전국 348만4000명에게 1조1000억 원의 연금이 지급됐다. 1인 평균 연금액 31만7000원은 내년도 1인 가구 최저생계비(61만7000원)의 51% 수준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은 지역별 편차도 컸다. 17개 광역 시·도 중에서 1인당 평균 수령액이 가장 많은 곳은 울산(43만 원)이었다. 이어 서울(35만8000원), 경기(34만2000원), 인천(33만9000원), 부산(33만8000원) 순이었다. 광역단체 중 가장 적은 전남(25만1000원)은 울산보다 17만9000원이 적었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199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가입기간이 아직 짧기 때문에 평균 연금 수준이 높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근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연금 소득대체율(은퇴 전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 비율)은 24%에 그쳤다. 선진국들로 구성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소득대체율인 63.6%에 비해 매우 낮았다.

박현영·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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