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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화·TV·게임 '악당'1위는 북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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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영화 '퍼시파이어'에는 비밀 속에 둘러싸인 옆집 부부가 등장한다. 알고 보니 위험한 '북한 스파이'였다. TV 시리즈물 '사우스 파크'의 제작진이 새로 만든 인형극 영화 '팀 아메리카:세계 경찰(Team America: World Police)'에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악당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요즘 미국의 영화.TV.비디오 게임 등 대중문화에서 김 위원장이 최고의 '악당'으로 떠올랐다고 뉴욕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신문은 "과거에는 나치.일본.소련.콜롬비아 마약단 등이 맡았던 악당 역을 최근엔 김정일 위원장과 북한 사람들이 맡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에 방송된 미국 TV 영화 '전쟁의 물결(Tides of War)'에선 미 해군 잠수함이 북한 잠수함과 싸운다. 비디오 게임 '용병들'에선 미국 특수요원이 핵전쟁 위협에 맞서 북한에 잠입해 전투를 벌인다.

심리학자들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악(evil)'으로 규정한 것은 김 위원장을 악마로 만드는 것을 공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릴랜드대학 국제정책경향 프로그램 팀장인 스티븐 컬은 "최근 부시 미국 대통령이 한 연설에서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12차례나 거론하며 비난했다"고 밝혔다. 또 "역사적으로 지도자들은 상대국 지도자의 '악마 만들기' 과정을 거쳐 적대국을 위협해 왔다"며 "이런 행위는 문화가 군사적 충돌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잡지 '퍼레이드 매거진'은 지난 2년 동안 김 위원장을 '세계 최악의 독재자 10인' 가운데 1위로 선정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3월 조사한 결과에선 미국인이 가장 큰 위협으로 생각하는 국가 순위 1위로 북한이 뽑혔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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