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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역별로 분석해 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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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1일 치러진 2006학년도 수능 첫 모의평가는 탐구영역이 눈에 띄게 어려워진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그동안 교육과정평가원도 지난해 수능에서 만점자가 속출했던 점을 고려해 탐구영역을 어렵게 내겠다고 공언했었다. 반면 외국어 영역을 다소 쉽게 출제해 과목별 난이도를 비슷하게 맞췄다. 일부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나왔지만 당황스러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입시 관계자들의 평이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너무 쉽게 공부하면 본 수능에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앞으로 6개월간 탐구영역 모의 평가 수준에 맞춰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언어=지난해 수능의 틀과 난이도를 거의 비슷하게 유지했다. 지문의 길이가 줄고 문학의 비중이 축소되는 한편 어휘 단독문제가 출제돼 쓰기의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졌다. 고전시가와 현대수필을 묶어 출제하는 경향도 계속됐다.

읽기(문학) 분야의 지문은 대부분 교과서에서 출제됐으며 비교적 생소한 지문도 서동지전이나 북어(최승호)처럼 시중의 참고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내용이었다. 읽기(비문학) 분야는 인문.사회.과학.기술.예술.생활 등에서 출제됐는데 지문의 길이는 길지 않지만 문학 영역보다 좀 더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문항들이 많았다.

서울 강남구청의 수능방송 언어영역 대표강사인 조동기 원장은 "어휘.어법을 강화하는 쪽으로 준비를 해야 한다"며 "국어(상) 교과서 뒤에 나와 있는 '한글 맞춤법'을 읽고 모르는 개념이 없도록 하고 예로 제시된 내용을 자세히 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수리=전체적으로 어려웠지만 수리'나'형(인문계)이 수리'가'형(자연계)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웠다는 평가다. 문제 길이가 길고 문장형의 문항을 수학적으로 해석하고 수식으로 적용하는 것도 쉽지 않아 시간 안배에 다소 곤란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MP3 플레이어 구입 시기, 지진해일의 규모, 물고기의 연령과 길이의 관계, 2진법의 보안카드 등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도 상당수 출제됐다. '가'형의 경우 수학Ⅰ에서 12문항, 수학 Ⅱ에서 13문항, 선택 과목(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에서 각각 5문항씩 출제됐고, '나'형은 수학Ⅰ에서 30문항 모두 출제되었다.

서울 중동고 차순규 교사는 "새롭게 표현되는 정의와 식이 출제되는 경향이 있어 기본적인 개념과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외국어(영어)=장문의 문항이 줄어들고 특별히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없어 전반적으로 평이했다. 수험생들이 다소 어렵게 느끼는 어법 문항이 지난해 수능(3문항)보다 1문항 줄었다. EBS의 수능강의와 지문이 거의 동일한 적중문항이 7개나 되는 등 전체적으로 EBS 반영비율(80%)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듣기의 경우 일상생활과 관련된 친숙한 소재가 많았고 말하는 속도도 빠르지 않은 편이었다. 읽기 유형에서 제시된 그림을 보며 글의 내용을 파악해 문맥에 맞는 어휘를 찾는 형태가 처음 출제된 것이 특징이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이사는 "외국어 학습에서 유창성(fluency) 못지않게 정확성(accuracy)을 높이는 공부가 여전히 중요함을 보여준 시험이라는 점에서 수능 본시험을 준비할 때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 탐구=쉬운 문항부터 어려운 문항까지 고르게 배열해 변별력을 높였다. 하지만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고 적용하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들도 상당수 나와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

사회탐구는 특히 난이도 상향조정의 흔적이 두드러졌다. 단순한 암기형 문제는 지양하고 교과 내용을 심화하고 응용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국지리에서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경제지리는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암시를 요구하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됐다.

과학탐구도 지난해 수능에서 어려웠던 물리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높아졌다. 화학의 경우 화학Ⅰ에서는 실생활에 관련된 문제가, 화학Ⅱ에서는 계산형 문제들이 출제됐다. 생물도 계산이나 추리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았고 지구과학Ⅱ에서는 지난해 발생한 쓰나미를 소재로 한 시사적 문제가 출제됐다.

최현철.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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