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한 남자들한테서 군복무 동안의 무용담을 귀 따갑게
들어야 했던 젊은 시절, 어쩌면 이들은 하나같이
역전의 용사들 같은가 의문을 품은 적이 있어요.
그들의 화려한 무용담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내심
당연한 일 하고 포장도 어지간하다고 흉을 봤죠.
그 무렵에도 갖가지 비법을 동원해 군대 안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몰랐거든요.
군복무 기간을 그렇게라도 포장하고 싶었을
그들의 내면이 이제야 조금 보이네요.
문제는 몇 년 뒤 입대해야 할 아이한테 군대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거예요.
군대 안 가는 비법을 너무 많이 듣고 자라는 중이라서요.
*병역 의무를 다하는 대신 미국 국적을 선택했던 가수 유승준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한 한 음악전문 채널이 여론이 악화하자 방영을 취소했다.
송은일(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