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불 30년전 갖는 서양화가 이 성 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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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난 51년 6·25의 와중에서 홀홀히 파리로 떠난 여류 서양화가 이성자씨가 재불30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15∼21일·현대화랑초대).
이번에 선보일 작품은 아크릴화 32점. 최근 3년동안 제작한 것들로『극지로 가는사람들의 길』이란 단일명재의 작품들이다.
『전쟁의 포화속에서 파리행비행기에 탑승하고 바다를 지나면서 나자신의 지난날, 한국의 과거가 바닷속으로 툭툭 떨어져 내리는 것을 느꼈지요.』
무의 상태로 파리에 도착한 그는「새로운탄생」을 절감하며 그림수업에 전념, 파리화단의 평가를 받아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작품세계도 크게 변모했다. 인간의 근원인 땀을 주제로한 작품에서부터 숲→바다→산을 거쳐 우주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이번 출품작인『극지로…』는 바로 이러한 우주를 소재로한 작품으로 로맨틱한 우주공간을 배경으로 기하학을 가미한 화면구성을 보여준다.
한국으로 오는 길목으로 지나치게되는 알래스카·그린란드 상공에서「영원한 깨끗함」을 느끼고 이것을 그려보겠다고 생각한 것이 이『극지로…』작품의 동기.
여기에『문화와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자연과 더 가까이 있게됐다』는 그의 철학이 기본적 바탕이 됐다고 들려준다.
금년10월 파리에서 가진 30주년 기념회고전에 56년의 사실화에서 최근작까지 출품, 호평을 받았다고 전한 그는『이제서야 서른이 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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