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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담도는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 싱가포르 대사가 첫 언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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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행담도 개발사업을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Pilot Project)이라고 처음 언급한 사람은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 대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이 단지 이 편지만 믿고 행담도 개발사업을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간주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31일 "캘빈 유 대사가 지난해 5월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보낸 서한에서 '행담도개발㈜의 김재복 사장은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말과 함께 '시범사업'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고 공개했다. 정 전 수석은 편지를 당시 동북아시대위원회 기조실장으로 근무 중이던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에게 전달했다. 문정인 당시 동북아시대위원장 역시 이 서한의 내용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 관계자는 "정 전 비서관이 서한을 전달받은 이후부터 동북아시대위원회가 행담도 개발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들이 캘빈 유 대사의 서한 이외에 행담도 개발사업이 실제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인지에 대한 추가 검증을 했는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업자 간의 분쟁에 휘말린 행담도 개발사업을 단지 싱가포르 대사의 편지 하나만 믿고 지원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싱가포르 대사관은 "행담도 개발사업은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개발㈜ 간에 추진하는 '사적인 사업'으로, 행담도 개발과 싱가포르 정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혹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밝힌 공식해명이다.

강갑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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