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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의학전문대학원 안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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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고려대가 서울대와 연세대에 이어 의과대학의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정부의 의.치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정책에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주요 대학들의 불참으로 나머지 대학들도 전환신청을 보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의대는 지난달 30일 의대 교수 224명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한 결과 55%(125명)가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고 31일 밝혔다. 최상용 학장은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면) 입시 과열을 막고 더욱 실력 있는 의학자를 배출할 수 있다는 교육부의 취지와 달리 의사 양성 기간이 늘어나고 교육 비용만 높아지게 된다는 것이 교수들의 반대 이유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연세대 의대는 지난달 17, 18일 전체 의대 교수 408명을 대상으로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65%가 반대했다. 또 서울대 의대는 지난달 10일 주임교수 투표를 통해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서울대.연세대.고려대.한양대.가톨릭대 등 5개 의대 학장들은 '전환 강요 반대, 자율 선택권 보장'을 내용으로 하는 건의서를 곧 교육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주요 대학들의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 교육부는 의학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승인과 연계하고 전환에 반대하는 대학은 한국두뇌21(BK21) 사업 지원 대상 선정에서 불이익을 준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이 같은 강경 방침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학들이 의학전문대학원 전환신청 기한 마감일인 4일까지 신청하지 않을 경우 당초 방침을 수정해 내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전환신청을 받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당초 2002년 1월의 1차 전환신청에 이어 올해 2차까지만 전환신청을 받아 전문대학원을 운영해 보고 2010년께 운영 성과를 평가한 뒤 나머지 모든 의대의 전문대학원 전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다수 대학이 전환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0년께 특별법을 만들어 모든 의.치대를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할 경우 반발이 클 수 있다"며 "매년 전환신청을 받아 다수의 대학이 전환하게 한 뒤 전환하지 않은 소수 대학이 따라오게 하는 방식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중.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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