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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총동원령… 도시 주민 수백만명에 "농사 도와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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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식량 및 연료 부족을 심각히 겪고 있는 북한은 최근 국가 총동원령을 내리고 수백만 명의 도시 주민을 농사일에 동원하고 있다고 현지 구호요원과 다른 소식통들이 31일 밝혔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리처드 레이건 평양사무소장은 이날 "국가 총동원령이 내려졌다"고 전하고 "WFP 직원들을 담당하는 외무성 직원들조차 주말에는 농촌 지원에 나갈 것을 요구받고 있는 등 모든 직종에 대한 동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평양의 한 구호 요원은 "이곳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집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을 자주 찾는 한 중국인 사업가는 "올해는 연료 부족으로 농기구 사용이 제한되면서 예년에 비해 많은 주민이 동원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업가는 또 "북한 당국이 100여만 명의 희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되는 1990년대 중반과 같은 대량 기근에 대비할 것을 주민들에게 지시했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많은 주민이 농촌 지원에 나서는 바람에 평양이 텅 빈 것처럼 보인다"고 전했다.

WFP는 특별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올해 안에 임신부.노약자 등 약 350만 명의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이 중단될 수 있으며, 이렇게 될 경우 최악의 사태가 올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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