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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생긴 축구 선수 '앙헬 디 마리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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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의 소개로 호르헬리나 카르도소를 만나게 된 그는 2년 연애 끝에 결혼에 성공, 귀여운 딸과 아들을 두었다. 양수가 부족해 세 달가량 일찍 출산한 첫딸 미아를 잃을 뻔했지만 다행히 위험한 고비를 넘겼고 축구계를 대표하는 딸 바보로 활약하는 중. 그의 부인은 가족의 일상을 SNS에 올리며 파워 인스타그래머 (@Jorgelinacardoso)로 인기를 끌고 있다.

어시스트의 달인, 죽음의 천사라 불리는 축구 선수가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넣은 여섯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고 레알 마드리드가 챔피언스리그 10회 우승, 라 데시마를 이루게 한 최고의 공격수! 2014 챔피언스리그 선정 최우수 선수 앙헬 디 마리아(Angel Di Maria) 이야기다.

지난 9월 2일, 유럽 축구 이적 시장이 마감됐다. 올해 최고의 몸값을 기록한 선수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28세 앙헬 디 마리아. 2010년부터 레알 마드리드의 선수로 활약해온 그는 이제부터 조지 베스트와 데이비드 베컴이 사용한 등 번호 7번을 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경기를 뛴다. 이적료는 자그마치 1100억원. 4년 전 스페인 출신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를 위해 첼시가 지불했던 844억원의 기록을 깨는 압도적인 금액이다.

해외 언론은 유럽 축구계의 거품을 비난하느라 분주하지만 축구 팬들의 입장은 다르다. 탄탄한 기본기와 골 결정력, 압도적인 드리블 실력, 센스 있는 패스 기술을 갖춘 그의 영입을 통해 지난해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입지가 달라질 거라 확신하는 중. 앙헬 디 마리아는 공격수에게 공을 전달하는 윙어와 공격, 수비를 연결하는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독보적인 멀티플레이어다. 왼발을 사용하지만 같은 팀에 소속된 왼발 축구 선수 호날두 때문에 경기장 오른쪽에 배치된 적도 있고 수비진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을 땐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바꿔 팀을 지켜내기도 했다.

늘 레알 마드리드에 헌신적이었던 그의 이적이 결정되자 각종 루머가 퍼져 나갔다. 첫 번째는 구단주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화려하지 않은(!) 디 마리아의 외모를 흠잡았다는 소문. 최근 잘생긴 스타플레이어 모으기에 열중한 레알 마드리드의 행보를 보면 아주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닌 듯하다. 다른 구단에 비해 잘생긴 선수가 많기로 유명한 레알 마드리드에서 이를 통해 어마어마한 마케팅 수익을 올려왔기 때문. 실제로 2003년 페레스 회장이 외계인으로 불리는 호나우지뉴 선수의 영입을 막았다는 추측성 기사가 보도된 적도 있다.

신인 축구 스타, 가레스 베일(Gareth Frank Bale)과 하메스 로드리게스(James Rodriguez) 때문이란 의견도 지배적이다. 포지션이 같은 후배에게 경기를 내어준 그는 벤치 신세가 되었고 부당한 처우 개선을 요구, 자신이 받던 47억원 대신 베일의 143억원과 로드리게스의 97억원에 비례하는 연봉 재계약을 원했다. 결국 디 마리아와 레알 마드리드는 의견의 폭을 좁히지 못했고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던 이적이 결정되었다는 것.

얼마 전 앙헬 디 마리아는 팀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는 진심 어린 편지를 자신의 팬들에게 전했다. 그렇다면 그가 떠난 레알 마드리드는 어떻게 되었을까? 2014~15 프리메라리가 3라운드에서 2패를 기록하며 구단 역사상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역시 세상만사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진실엔 예외가 없나 보다.

글=이선화 헤렌 기자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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