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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 "고래 출현" 소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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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7일 아침 한강 잠실둔치의 유람선 선착장에서 때아닌 고래 소동이 벌어졌다. 오전 9시 119구조대로 "고래가 출몰했다"는 믿어지지 않는 신고가 들어온 것.

송파소방서 소방관 20명이 긴급 출동해보니 어린아이만한 잿빛의 초대형 물고기가 선착장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소방관들은 부근 성동 수상구조대의 투망을 빌려 물고기를 가둬놓고 코엑스 아쿠아리움에 연락했다. 아쿠아리움 어류연구팀 오태엽(33)대리 등 3명이 상어 수송용 대형 수조를 끌고 달려왔고, 휴일 산책 시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포작전이 시작됐다.

물고기는 머리 부위에 상처가 나 몸을 똑바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다. 소방대원과 아쿠아리움 직원이 잠수해 물고기를 들어올리고, 지상에서 끌어당기는 식으로 수조에 옮겼다. 길이 1백35cm, 몸무게 40kg. 외래어종인 백연어로 추정됐다.

물고기는 곧바로 아쿠아리움의 치료용 수조로 옮겨졌다. 吳대리는 "그물 등에 긁혀 상처가 난 것 같다"며 "2~3주간 치료한 뒤 방류할지, 전시할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백연어는 연어와는 관계가 없는 잉어과로 원산지는 시베리아. 1백20cm 정도까지 자라며, 1백37cm짜리가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국내에는 1981~86년 수산청(현 해양수산부)이 일본 등지에서 치어 1천3백만마리를 들여와 경기.충청 지역 호수와 저수지 등에 방류했다. 이 물고기는 그 중 한 마리일 것으로 추정된다.

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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