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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한국의 여성지위향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한국 여성단체 협의회(회장 이숙종)는 19일 다시 한번 정부및 여당의 대여성정책을 확실히 밝히라는 요지의 건의문을 청와대와 관계기관에 발송하고, 이에대한 확실한 답변을 듣기위해 협의회대표들과 전대통령 부처와의 면담을 신청키로 의결했다.
이날 여성단체 협의회 주최로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여성지도자 세미나는 『여성-우리의 현실과 외국의 현황』을 주제로 동협의회 산하 26개회원 여성단체장및 운영위원들이 참가했다.
이태영박사(한국가정법률상담소장)는 『여성문제에 관한 한국의 현실』이란 강연을 통해 『한국의 여성운동이 해방이후계속 차질을 빚고 지엽적인 문제에 맴돌고 있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대처하지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천년 전통문화속에 길들여진 여성들의 뿌리깊은 열등의식에서 벗어나, 성경과 일련의 과학실험등을 통해 밝혀진 남녀의 능력이 동등하다는 사실을 여성에게 의식화시키는 것에 문제해결의 열쇠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식화작업은 정부의 정책적 배려로 교육·사회등의 제도적 개선등을 통해 해결해야만 효과를 거둘수 있다고 이박사는 강조했다.
박영혜교수(숙명여대)는 『여성연구의 국제적 동향』을 통해 해외에서의 여성연구는 여성운동에 힘입어 70년대에 들어와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는데 이는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관한 연구를 통해 여성발전을 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연구뿐 아니라 실제로 세계적으로 여성 지위가 가장 높다는 스칸디나비아국가중 스웨덴의경우 여성의원이 30%(2백명중 70명), 각료 18명중 7명이 여성. 프랑스의경우 집권당인 사회당은 여성간부가 30%, 여성각료도 4명에 이른다.
75년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이후 가까운 일본만해도 국무총리실 산하에 여성지위향상위원회가 설치되었고, 필리핀은 퍼스트 레이디「이멜다」여사가, 인도는 수상 「인디라·간디」여사가 위원장으로 있는 여성지위향상위원회가 설치되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이렇다할 발전이 전혀 없을뿐아니라 여성문제를 담당해온 유일한 여성관리인 보사부 부녀아동국장마저 최근의 직제개편과함께 남성으로대치하게되었던것.
또 최근 정기국회에서는 국무총리가 여성지위 향상위원회를 민간기관으로 설치하겠다고 하여 풍성했던 민정당선거공약중 대여성정책에 크게 기대했던 많은 여성단체대표들을 실망케했다. 따라서 이날 여성단체협의회 지도자들은 지난 13일 여성정책 청사진을 밝히라고 보냈던 1차 대정부 건의문에 이어 다시 건의문을 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또 정부 답변이 신통치 않을경우 전국적인 여성운동을 벌일 것도 건의되었다.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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