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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선 대가족제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일본신문에는 3세대주택에 대한 광고가 자주 눈에 뛴다. 늙은 부모를 모시고 3대가 한집에 살수 있게 설계된 주택이란 뜻이다. 출생률의 저하와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일본에서 65세이상 노인의 수가 차지하는 비율은 50년의 4.5%에서 80년에는 8.9%로 늘었으며 90년에는 다시 11%로 불어날 전망이다.
현재 65세이상 노인의 인구는 1천만명을 넘고 있다. 이같은 고령화 추세에 대해 사회정책적 대책이 다각도로 마련되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식들이 부모를 잘 모셔야한다는 자각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3세대주택을 강조한 신문광고는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일본사회에도 한때 가족의 핵분열현상이 가속적으로 진행되었다.
조부손이 함께 사는 3세대 가족이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의 추세만 보아도 67년의 19.6%에서 71년에는 16.9%, 72년에는 16.4%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이같은 핵가족화 경향은 70년대 중반을 고비로 현저히 감소되고 있다. 77년 조사에서는 3세대 가족비율이 16%로 5년간 거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으며 지금도 같은 현상이다.
현재 일본에서는 65세이상 노인인구의 75.5%가 자식들과 함께 살고 있다.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인식이 높다는 것은 총리부가 실시한 노친부양에 관한 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노부모를 모시고 있는 자식들의 83%는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하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부모를 모시지않고있는 경우도 그 이유가 『부모를 모시는 형제가 있기때문』(51%)이거나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기때문에 불가피하다』(10%)는 점을 들고있다.
오히려 부모쪽에서 자식과의 동거에 대해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인들을 대상으로한 총리부의 다른 조사에서는 『몸만 건강하다면 별거하는 것이 편하다』는 대답이 22%나 됐다.
부모를 모시려는 추세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최근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농촌출신 도시인의 고향회귀현상에서도 미루어 볼 수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에서도 50년대말부터 70년대초에 걸쳐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청년들이 대거 도시로 이동했다.
젊은이들이 늙은 부모를 고향에 남겨두고 도시로 진출함으로써 농촌의 인구감소현상과 더불어 노령화현상을 나타냈으며 가족제도면에서는 과거의 대가족이 무너지고 핵가족화가 촉진되었음은 잘 알려진 일이다.
최근에는 한때 농촌을 떠났던 사람들이 다시 고향을 찾는 이른바 U턴현상을 보임으로써 하나의 사회적 변화로 주목을 끌고 있다.
총리부통계국집계에 따르면 인구감소가 두드러졌던 사가껜(좌하현)의 경우 55∼60년 3.2%, 61∼65년 7.5%, 66∼70년 3.8%의 인구감소를 보이던 것이 71∼75년 사이에는 0.1%로 감소율이 둔화됐다가 76∼80년 사이에는 3.3%의 증가로 뒤바뀌었다.
이같은 현상은 니이가따(신석) 후꾸이(복정) 나가노(장야) 나가사끼(장기) 구마모또(웅본) 고오찌(고지)등 대부분의 지방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동경은 55∼75년 사이에 5년마다 2∼28%의 높은 인구증가를 보이던것이 최근 5년사이에는 0.5%의 절대인구감소를 보였고 귀향등 사회적 요인에 의한 감소율은 4.9%에이른다.
고향회귀가 반드시 부모를 모시기 위한 것이라고 할수는 없다.
그러나 산업사회에서 전통사회로 복귀한다는 것은 전통적인 가족제도에로의 복귀를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도찌기껜(회목현) 가누마(녹소)시에 사는 「가미야마」(신산충부·71·전국민학교 교장)씨는 『고향으로 돌아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을뿐 아니라 이들은 고향에 있는 부모를 모시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노부모를 모시는 3세대동거를 촉진하기 위한 조건을 마련하는것을 앞으로 일본에서의 가정기반을 건실하게 하는 주요조건으로 꼽고(대평정방전총리정책연구보고서) 부모를 모시는 납세자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 주택공급면의 우대조치 등을 실시하고 있다.
부모를 모시는 사람에 대한 세제상의 혜택을 보면 소득세의 경우 노인부양공제(35만엔) 제도를 실시하고 이밖에 별도로 5만엔의 특별공제를 정경하고 있다. 주민세도 70세이상 노인을 모시는 경우 일반부양공제(20만엔) 외에 따로 21만엔의 노인부양공제를 실시한다.
세제혜택을 모두 합하면 세금의 3분의1이 경감된다.
주택공급정책면에서는 최소한 3개이상의 침실과 정원을 갖춘 「노인동거세대용 공용주택」을 공급하거나 일본주택공단이 공급하는 아파트분양에 우선 입주권및 주택융자제를 실시한다. 【동경=신성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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