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할부금융사도 신용불량자 크게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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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에서 비롯된 개인 신용 부실의 여파가 상호저축은행과 할부금융사 등 서민 금융기관으로 번질 조짐이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의 신용 불량자는 지난달 3만2천여명이 새로 생겨 전달보다 10.7% 늘어났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3월 신용 불량자는 12만5천여명이었으나 지난달에는 33만8천여명으로 1년새 1백70% 늘었다. 이에 따라 전체 신용 불량자에서 저축은행의 신용 불량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에서 11.4%로 크게 높아졌다.

할부금융의 경우 지난달에만 6만여명의 신용불량자가 새로 발생해 전달보다 10.5% 늘었으며, 전체 신용 불량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년 전 11%에서 21.6%로 높아졌다. 이 밖에 새마을금고의 지난달 신용 불량자 증가율은 6.73%로 신용카드사(5.56%)보다 높았다.

이들 서민 금융기관의 연체율도 위험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출 전용 카드를 운용하고 있는 5개 할부사(현대.삼성.롯데.대우.동원캐피탈)의 지난 2월 연체율은 17.6%로 카드사의 현금 대출 연체율 12.6%를 훨씬 웃돌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말 26%대였던 저축은행 연체율이 2월 말 30%에 육박했던 점으로 미뤄볼 때 지난달 연체율은 30%를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오는 7월부터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4%에서 5%로 올라가는 데다 대부 업체에 빌려준 돈이 많아 고심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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