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렌드&이슈] 염색·귀걸이·옷 "네 멋대로 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KTF 총무팀 김명종(33) 대리는 지난 1월 왼쪽 귀걸이를 했다. 업무 성격상 임원들을 만나는 일이 많아 처음에는 눈치가 보였지만 "더 나이 들면 못할텐데…"하는 생각에 과감히 귀를 뚫었다.

김 대리는 "주주총회나 회사의 주요 행사에도 귀걸이를 하고 참석했다"며 "이상하게 보는 눈치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동창회에 나가면 "귀걸이를 해도 쫓겨나지 않느냐"고 자주 물어 "아무 문제 없다"고 하면 부러워한다고 김대리는 전했다.

자유 분방한 옷차림을 하고 귀걸이에 염색까지 하는 남자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일부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최근엔 일부 대기업으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복장을 자율화한 기업은 개인의 치장에 대한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KTF 인사팀 관계자는 "매주 수요일은 청바지를 입는 날이고 나머지 날도 자율 복장"이라며 "복장이 자유롭다 보니 머리 스타일과 귀걸이를 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지만 특별한 제한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직원 5백여명 중 귀걸이를 한 남자직원 비중은 남자들중의 10%에 이른다. 카페팀 정영환(32)씨의 귀걸이는 크기가 2㎝쯤 되는 '왕 귀걸이'라 멀리서도 눈에 띈다. 게다가 머리색깔은 요즘 유행하는 탈색(블리치)한 아이보리 색이다.

다음의 경우 복장은 일하는 데 지장을 주지만 않으면 완전 무제한이다. 머리 염색이나 귀걸이도 마찬가지. 이 회사 직원들은 여름에는 팔 없는 셔츠나 쫄티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출근해도 눈총을 안 받는다.

그러나 외부 사람들과 미팅을 하는 경우에는 가급적 정장에 가까운 복장을 입는다.

NHN 엔터테인먼트사업부 마케팅기획담당 임태진(27)씨는 지난해 8월 다음에 입사한 새내기이지만 입사 두 달 뒤 왼쪽 귀를 두군데 뚫었다.

임씨는 "일부 팀장급 간부들도 머리 염색을 해 귀걸이 정도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씨는 조만간 왼쪽귀를 한곳 더 뚫고 '긴머리 파마'도 해볼 생각이다. 이 회사 역시 머리 염색과 귀걸이에 대한 제한이 없다.

시스템 통합 업체인 LG CNS는 평일엔 복장 제한을 한다. 평일엔 비즈니스 캐주얼을 입고 토요일엔 가벼운 복장을 입도록 권장하고 있다. 미니 스커트.소매없는 의류 등 노출이 심한 복장은 평일엔 금지하고 있다. 토요일에도 찢어진 청바지 등은 입어선 안된다.

LG CNS 관계자는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30세 정도로 젊은 회사이지만 머리띠를 하고 귀걸이를 달고 다니는 남자 직원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자인 작업을 하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인팀엔 머리띠 착용과 귀걸이가 간혹 눈에 띈다.

최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