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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큰 기대 안 하는 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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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사상 처음 10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1년 뒤 올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지금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삼성전자는 7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의 기대치는 바닥이다. 보통 증권사는 기업의 1~2년 뒤 실적까지 전망치를 내놓는다. 지난해 말 증권가에서 전망한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컨센서스)는 11조원대였다. 삼성전자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갈 거라 본 것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8조4900억원)와 2분기(7조2000억원) 모두 영업이익이 줄면서 눈길이 달라졌다.

 2분기 실적까지 기대를 밑돌자 증권가에선 3분기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기 시작했다. 6월만 해도 8조원대였던 컨센서스가 7월에는 7조원대로 떨어지더니 지난달엔 4조원대로 내려 앉았다. 발표를 눈앞에 둔 지금 전망치는 평균 4조4259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익 전망치가 떨어지니 주가도 계속 하락했다. 6월 초 147만원까지 올랐던 삼성전자 주가는 2일 114만1000원으로 연중(52주)최저치를 다시 썼다. 넉달 간 20% 넘게 떨어진 셈이다.

 앞으로도 당분간은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거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중국산 중저가 스마트폰과 애플의 공습이 계속되고 있는 탓이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기존 ‘갤럭시’ 중심의 전략을 버리고 중저가폰 공략 전략을 완전히 새로 짜야하는데 연간 3억대가 넘는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거함’ 삼성전자가 방향타를 돌리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시장이 공포에 빠져있을 때가 주식을 살 때”라는 증시 격언처럼 지금이 바닥이라고 보는 투자자도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 삼성전자 주식 5200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덕분에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은 연초 49%대에서 이달 들어 51%대로 높아졌다. 미래에셋증권 도현우 연구원은 “이익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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