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종 박사 전 숙대총장<85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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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오래 산다고 하면 운이 좋아 그러려니들 하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오래 살고 있는 친구들을 만나보면 무엇인가 노력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한국의학계의 원로 김두종(85)박사는 장수노력론을 펼친다.
『물론 부모에게서 건강한 몸을 물려받아야겠지요. 그러나 아무리 건강을 물려받았다 해도 몸을 마구 굴리면 절대로 장수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장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첫째 매사에 무리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김옹도 무리를 삼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김옹의 지론은 인간이 대부분 70∼80세에서 쓰러지는 것은 그 나이 때의 육체보다 정신이 앞서가서 자연히 육체에 무리를 가하는때문이라는 것.
사람이 나이들면 육체가 쇠약해지는 것은 자연의 이치인 만큼 힘을 조금씩 꺼내 써서 항상 여분의 힘을 남겨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50여년간 의학계에 재직했지만 병원신세를 진 것은 75세때 담석제거수술을 받은 것 1회뿐이라는 김옹의 집안은 장수가계에 속한다.
외할머니가 86세까지 사셨고 친가·외가를 통틀어 80세 이상을 산 사람이 많다. 지금도 84, 77세의 두 동생이 생존해있다.
김옹의 요즘 건강유지법은 3가지로 요약된다. 첫째가 30년 동안 계속하고있는 아침산보. 서울명륜동에서 성균관대학 뒷산 옥류정을 거치는 4천∼5전보의 산보가 아침 5시반부터 7시까지의 일과다. 시내에 다닐때도 가능한 한 걷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있다.
두 번째는 두뇌운동을 위한 한국사학사관계원고정리와 과학관계 서적의 탐독. 『한 20페이지만 읽으면 처음에 무엇을 읽었는지를 잊어버립니다. 이 나이에 그다지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지는 않지만 오래된 습관인데다 그나마도 안 하면 머리가 멍해질까봐 머리운동 삼아 계속 읽지요.』
세 번째는 식사. 아침에 빵과 우유, 낮에는 국수, 저녁에 밥 반공기 등 위에 부담이 가지않는 식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특히 맵고 짠것은 피하고 있다. 그러나 어릴 때 추운 지방(만주)에서 육류를 많이 먹어서인지 1주일에 한번정도는 충분한 육식을 해야 힘이 난다고 말한다.
젊었을 때는 술도 많이 마셨고 담배도 2∼3갑씩 피웠지만 담배는 7, 8년 전에 끊었고 술은 아직도 맥주 2잔 정도를 가끔씩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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