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급 수입 대포차 이용해 6억원 편취한 보험 사기단 붙잡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가의 외제차를 이용해 일부러 사고를 낸 후 보험금을 타낸 보험 사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BMW와 아우디 등 값비싼 외제차을 이용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수리비 명목 등으로 보험금을 뜯어낸 혐의(사기 등)로 송모(25)씨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송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김모(26)씨 등 7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송씨 등은 지난해 9월 노원구 월계동의 도로에서 아우디 차량을 급제동해 추돌사고를 낸 뒤 병원에 입원하는 수법으로 1900만원을 받아내는 등 2013년 1월부터 최근까지 수리비와 치료비 명목으로 25회에 걸쳐 6억여 원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고 후 9개의 보험사로부터 적게는 700만~8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송씨 등은 신분 노출이 쉽게 되지 않는 ‘대포차’를 범행에 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대포차를 알선한 브로커는 송씨에게 매번 범행 수익금의 20%를 받아 온 것으로 조사됐다. 송씨는 호스트바, PC방 등에서 만난 20~30대를 대상으로 운전시 70만원, 동승시 30만원을 주겠다고 유혹해 공범을 모집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다른 보험사기단 조직과 달리 서로 모르는 사이가 대부분이라 적발시에도 빠져나가기 쉽다는 점을 범행에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송씨 등은 사전에 준비된 신호에 맞춰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는 '칼치기 수법'으로 끼어든 뒤 급브레이크를 밟아 따라오던 차량이 추돌하게 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또 일부러 운전대를 돌려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차량 옆 부분까지 파손되게 해 수리 견적이 최대한 나오도록 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 송씨 일당은 공범 여모(23)씨 등 3명이 보험금 2300만원을 타낸 후 분배하지 않자 여씨를 서울 동대문구 인근 야산으로 끌고 가 야구방망이 등으로 폭행한 뒤 여씨 명의로 대출을 받게 해 1800만원을 빼앗기도 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대다수 피해자들이 사고로 인해 보험료가 할증되는 등의 손해를 입었다”며 “해당 보험사에 송씨 등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회수하고 피해자들의 보험료를 원상복구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고석승 기자 gokoh@joongang.co.kr
영상=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