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정부·연구기관·업계 삼위일체돼야 양식업 발전”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94호 21면

한국 해양수산개발원(KMI) 김대영(사진) 박사는 “양식산업은 수산식량의 보고(寶庫)이자 미래산업의 블루칩”이라며 “노르웨이를 본받아 국내 양식산업이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일본 나가사키대학에서 수산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전문가가 말하는 수산강국 노르웨이의 비결

-세계 양식산업 실태는 어떤가.
“세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개발도상국의 경제도 발전하면서 수산물 소비추세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국제기구 자료에 따르면 세계 1인당 수산물 소비량은 1990년 13.5kg에서 2000년 15.8kg, 2010년 18.9kg로 늘었다. 특히 중화권을 중심으로 수산물 수요가 늘고 있다. 수산물 공급 측면에서 보면 전통적인 고기잡이는 줄어드는 추세다. 과도한 어획경쟁으로 수산자원이 고갈되고 국제사회의 규제도 강화됐기 때문이다. 반면 양식업은 1990년대 이후 크게 늘어 2012년에는 전체 수산물 공급의 49.5%인 9000만t을 기록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2006년부터 5년 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세계 수산물 수요 증가세는 인구 증가보다 두 배 이상 빨랐다고 한다. 2020년에는 공급이 수요보다 2300t 가량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산물 수급 불균형으로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피쉬플레이션’이 나타나기도 한다.”

-노르웨이 양식산업의 강점은 무엇이고, 우리가 중점을 두고 벤치마킹을 해야 할 부분이 뭔가.
“노르웨이 수산업의 중심에는 양식산업이 있다. 연어·송어·대구·홍합 등을 양식하는데 연어양식은 70년대 이후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180개의 양식업체가 매년 132만t의 연어를 생산해 대부분 수출한다. 우리와 다른 점은 기술집약적 자동화된 생산공정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면허규제 완화, 진입장벽 철폐, 최대 생산량 규제 등 정부와 연구기관, 업계의 협력적 파트너 관계가 잘 만들어져 있다. 정부는 규제와 장벽을 없애 시장원리에 따라 규모의 경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어장환경 관리, 과감한 연구·개발투자와 함께 적극적인 수출시장 개척으로 산업기반을 마련했다. 연구기관에선 사료, 질병관리 백신, 양식시설 자동화 등의 연구를 통해 성장이 빠른 종(種)을 개발했다. 업계도 인수·합병을 통한 기업화와 개발된 양식기술을 현장에 빨리 적용하는 체계를 마련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깨끗하고 품질 좋은 노르웨이산 양식연어가 세계인의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양식산업의 강점과 문제점은.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으로 해조류(海藻類)를 제외하면 세계 14위의 양식국가다. 삼면이 바다이고 모두 해양환경이 달라 다양한 양식이 가능하다. 서해안에선 갯벌과 연안을 이용한 바지락·김·해삼 등을, 남해안에선 전복·미역·조피볼락·넙치 등을 기른다. 동해안에선 가리비·해삼·강도다리 등을 양식한다. 수산물 소비도 늘고 있다. 2012년 1인당 54.9kg의 수산물을 소비해 2008년에 비해 60.3%나 늘었다. 천혜의 바다환경과 수산물 소비는 우리나라 수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돼 왔다. 하지만 제도적으로 새로운 인력이나 자본 진입이 제한돼 있고 노동력 고령화로 생산기반도 약해졌다. 양식어장 오염이나 시설 노후화도 생산성을 떨어뜨린다. 새로운 양식방법과 사료, 질병대처 등 기술개발이 미흡하고 투자도 부족하다. 수출산업으로 변모하기 위해선 양식수산물의 상품개발이나 마케팅, 시장개척 등이 필수적이다.”

- 정부당국이 어떤 지원을 해야 하나.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규모화·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 종자산업과 사료, 질병관리, 자동화 양식 등 기술혁신도 유도해야 한다. 친환경 양식과 위생 관리, 마케팅 및 수출시장 개척 등도 정부 지원이 필요한 분야다. 이를 통해 우리 양식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재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