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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마니산 참성단 고려시대 이전에 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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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 있는 참성단. 총 높이 6m인 돌로 된 제단으로 단군의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지금까지는 고려 후기에 축조된 것으로 대개 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복기대 교수(인하대 고고학과)가 다른 견해를 내놨다. “고려시대 이전에 참성단이 축조됐다”고 주장했다. 24일 인하대에서 열린 아시아평화학술회의에서다. 복 교수는 “고려가 강화도 천도 이후 참성단을 축조한 것으로 그동안 알려진 것은 『고려사』 기록만을 참고로 한 것”이라며 “고려말 권근이 참성단에서 지낸 제사의 기록을 보면 왕건이 참성단을 수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조선시대 승정원에서 작성한 『승정원일기』 영조 44년 5월 22일자 기록에는 몽골의 침략으로 도읍을 강화로 옮긴 임금 원종도 참성단에 올라 단군에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 있다”고 덧붙였다.

 복 교수는 고조선 관련 문헌을 다수 발굴해 이날 발표했다. 『고려사』 중에 ‘단군편’이 별도로 있음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승정원일기』에는 신라와 백제가 매해 2월·8월에 단군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기록도 나온다고 했다. 복 교수는 “백제·신라가 고조선의 후예였는지에 관한 의구심을 풀어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며 “동아시아 학계에서 고조선 역사는 일종의 허황된 것으로 치부됐었는데, 이번에 구체적 자료가 많이 나와 고조선·단군의 역사적 위치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이날 학술회의에서는 하이케 헤르만스 경상대 교수, 장계순 연세대가 함께 음양사상과 한반도 비핵화를 연관시켜 발표하기도 했다.

김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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