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 호도하는 인간 총으로 죽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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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연금에 대해 호도하는 인간들 다 쥑이삐게(죽이게) 총 좀 삽시다."

정부와 여당이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경남도청 공무원노동조합 홈페이지에 이 같은 원색적인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5시56분 '총잡이'라는 ID의 글쓴이는 '나도 한마디' 게시판에 '쥑이삐리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요즘 부산항 주변에 가서 외국 선원들에게 부탁하면 20만원 정도면 러시아 권총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노조비로 사주세요. 공무원연금에 대해 사실을 좀 정확히 알고 말해야지, 여론을 호도하는 인간들 총으로 어찌 좀 해버리게…"라고 적었다.

'활빈단'이란 ID의 글쓴이는 "공무원연금 개악 최대의 적은 언론"이라고 적었다. 그는 "KBS·MBC·SBS는 연일 공무원연금에 대한 왜곡된 보도로 새누리당과 정부를 지원하고 있고, 문화일보·세계일보·국민일보도 편향되고 왜곡된 기사로 공무원 가족을 우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론의 공평한 보도가 생명인데도 박봉에 시달리며 노후의 연금만 바라보고 살아가는 공무원들을 세금 도둑으로 몰고 있다. 지금부터 왜곡된 보도 언론에 대한 절독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ID '여러분'은 "이 공간은 누구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공간이지만 아무리 농담이라도 이런 식의 글을 게시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는 댓글을 달았다. 글을 본 경남도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비판이 도를 넘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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