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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줄여도 못 줄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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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현대백화점의 김이천 가구담당 바이어는 지난주 끝난 봄 정기세일 실적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총체적으로 경기가 부진한 가운데 학생용 가구만 매출이 15% 이상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위치한 목동점의 학생 가구 매출은 무역점이나 천호점의 두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부장은 "각 가정에서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자녀들을 위한 비용만큼은 아끼지 않는 추세"라고 말했다. 학생.유아동용품 시장은 불황을 모른 채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을 계기로 일제히 관련 판촉 행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유아용품 매장 늘려=할인점인 신세계 이마트는 최근 몇년간 유아동복 브랜드 매장을 늘려왔다.

아가방.압소바.리오브라보 등 유명 브랜드 10여개도 잇따라 새로 매장을 열었다. 이에 따라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유아동용품 부문의 매출 비중은 지난해 14%에서 올해 16%로 늘었다.

홈쇼핑.인터넷 쇼핑몰의 아동용품은 더 호황이다.

LG 홈쇼핑은 지난해 월 평균 1.5회를 편성하던 어린이 교육상품 판매 프로그램을 6회로 대폭 늘렸다. CJ홈쇼핑도 지난해 부정기적으로 편성하던 아동용품 프로그램을 월 12~13회씩 편성하고 있다.

◇ 학습교재 할인행사 등도 마련=그랜드백화점 영통점은 최근 어린이 도서 할인전을 개최했다. 백화점의 주 고객인 주부들의 발길을 잡아보려는 계산에서다.

그랜드백화점 김창준 계장은 "다른 상품군보다 아이들 교육상품 할인 행사에는 주부들의 참여가 높다"고 말했다. 교육(educatio)과 오락(entertainment) 기능을 합친 에듀테인먼트라고 하는 유아동용 학습 교재는 최근 부모들이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품목이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지난 3월 초부터 유아교육용 교재 '가베'를 40분 동안 2억5천만원어치나 팔기도 했다. 이 제품은 49만8천원으로 비교적 비싼 가격이었지만 부모들의 반응이 예상 외로 뜨거웠던 것이다.

현대홈쇼핑측은 이에 힘입어 이달 말부터 다음달 초까지 ▶유아용 도서 '첫발견 시리즈'▶창작동화 '동사모'등도 판매할 예정이다. 또 인터넷쇼핑몰인 한솔CS클럽도 학습교재 등 어린이용품 판매 구성비가 지난해 6. 5%에서 올해 10. 3%대로 늘어났다.

◇완구업계는 히트상품 없어 고민=완구업계는 지난해 해리포터 캐릭터 이용 완구, 탑 블레이드 등 히트 장난감이 날개돋친 듯 팔려 나갔으나 올해는 마땅한 게 아직 없어 걱정하고 있다.

이마트 최헌철 바이어는 "올해는 완구가 히트 상품이 없어 대신 XBOX, PS2, 워크래프트3 등 전자완구 판촉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각 유통업체는 이에 따라 완구 상품전보다는 애견,게임 관련 행사 등을 강화할 방침이다.

인터넷 쇼핑몰인 Hmall은 어린이들이 갖고 싶은 선물 1위에 뽑힌 강아지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Hmall은 '애견용품 코너'를 따로 만들어 관련 상품을 30% 이상 할인 판매한다. 그랜드마트 계양점도 어린이 이동동물원을 운영한다. 5월 4~5일 이틀간 매장 정문 앞에 달마시안종 개, 페르시안 고양이 등 애완동물 50종 7백마리를 한데 모아 아이들이 만지며 놀 수 있게 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도 1백여마리의 동물을 전시하는 '동물의 왕국'행사를 벌인다. 신세계백화점은 '나는 미래의 프로게이머'라는 제목으로 XBOX 게임 대회 및 시연회를 5월 3일부터 5일까지 연다.

이와 함께 아동복 할인판매도 일제히 시작됐다.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과 이마트.롯데마트 등 할인점들은 유명 브랜드 아동복을 1만~3만원에 싸게 판매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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