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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아픈 바벨…역도장 안타깝게 한 원정식

중앙일보

입력

 
"악…"

22일 인천 아시안게임 역도 남자 69㎏급 경기가 열린 인천 송도 달빛축제정원 역도경기장에서 외마디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진 선수가 있었다. 이번 대회에 한국 역도 대표팀이 가장 기대를 모았던 원정식(24·고양시청)이 경기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다쳐 병원으로 후송됐다.

원정식은 인상(기구를 머리 위로 한번에 들어올리는 것)부터 좋지 않았다. 인상 1차 시기를 143㎏에 들어올렸지만 이후 2·3차 시기를 실패했다. 강점인 용상(기구를 가슴 또는 어깨에 걸친 뒤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것)에서 승부를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1차 시기를 170㎏에 성공했지만 상위권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2차 시기에 곧바로 183㎏을 시도하다 부상이 나왔다. 기구를 머리 위로 들어올리다 오른 다리를 크게 다쳐 플랫폼에 쓰러졌다. 통증 때문에 크게 고통스러워 한 원정식은 응급 조치를 받은 뒤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됐다.

원정식은 한국 역도 기대주였다. 지난해 9월 평양에서 열린 아시안컵 및 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에서 인상 144㎏, 용상 180㎏, 합계 324㎏으로 5관왕을 차지해 평양 하늘에 태극기를 휘날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 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지난 3월 전국 대회 도중 다친 무릎이 제대로 낫지 않았다. 그래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로 대회를 준비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 역도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아내 윤진희(28)의 내조도 있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에 큰 부상을 당한 원정식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바벨을 들어올린 뒤 끝까지 놓지 않으려 했지만 무릎이 말을 듣지 않았다. 들것에 실려나가는 원정식을 향해 관중들은 큰 박수를 치며 격려를 보냈지만 안타까움은 좀처럼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인천=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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