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10년 전부터 수학 교육에 코딩 활용해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는 아이들을 보면 걱정이 앞서는 부모님을 위해 제주대 교육대학 김종훈(49ㆍ초등컴퓨터교육전공·사진) 교수를 만나 코딩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전 세계 코딩 교육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영국에서는 5세부터 코딩 과목을 독립적인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언어·수학만큼 중요한 교과로 생각하는 것이죠. 지난해 ‘어린이를 위한 컴퓨터 교육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후, 올 9월부터는 초·중·고 전 과정에서 코딩 교육을 하고 있죠. 알고리즘의 이해부터 프로그램 제작과 디자인까지 광범위한 내용을 가르치는 중입니다. 인도의 경우 영국보다 앞서 초·중·고 전 학년에서 필수과목으로 지정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북한에서도 초등 3학년부터 필수로 컴퓨터 과목을 공부하고 있죠.”

―왜 많은 나라에서 앞다퉈 코딩 교육을 하고 있나요.

“영국에서 자국의 국가 경쟁력을 조사했더니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추락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IT가 문제였습니다. 요즘 IT가 빠지는 신기술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래서 초등학교부터 교과과목으로 만들어 체계적인 교육을 시작한 것이죠. IT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한 것입니다. 또 코딩 교육이 수학보다 창의성과 문제해결능력을 신장시키기 때문입니다. 코딩은 프로그램 언어라는 도구를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거든요.”

―우리나라 코딩 교육은 어떠한가요.

“정보영재학급이나 과학영재교육원 같은 영재교육기관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일부 학교가 방과후 수업으로 컴퓨터 수업을 하지만 코딩 교육이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들어 삼성전자에서 하는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 네이버에서 하는 ‘소프트웨어야 놀자’ SW교육봉사단에서 하는 ‘미래부 SW창의캠프’와 ‘초등창의컴퓨터교실’ 같은 교육 기부 형태의 수업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 학생들만 교육을 받고 있죠.”

―코딩을 배우다 게임으로만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부모가 많습니다.

“코딩하면 게임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코딩 교육은 다양한 교과과목과 연계해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만들어 애니메이션을 만들어보면서 국어 교과와 연계할 수 있고 과학실험을 모의로 만들어 결과를 확인해 볼 수도 있죠. 미국에서는 10년 전부터 수학 교과 마지막 단원에 배운 내용을 코딩해 보는 시간이 있습니다. 직접 프로그램을 만들다 보면 배운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죠.“

―아이들을 위한 올바른 코딩 교육은 뭘까요.

“어려운 질문인데요. 단순한 흥미 위주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알고리즘 교육이 중심이 돼야 합니다. 2012년부터 방학마다 무료로 아이들에게 코딩 교육을 하고 있는데, 수업 전후 검사를 하고 있습니다. 결과를 보면 코딩 수업을 받은 후, 아이들의 창의성과 논리 사고력이 향상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으면서 향상되는 것이죠.”

김종훈 제주대 교육대학 교수 인터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