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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도 초기 열정으로 돌아갔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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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울고 싶은데 울 수도 없고…."

갈수록 깊어지고 있는 교단갈등을 풀어보고자 23일 서울 경복고를 찾은 윤덕홍(尹德弘)교육부총리는 이렇게 심경을 털어놓았다.

尹부총리는 교사.학부모들과의 간담회에 앞선 인사말에서 "취임하자마자 일거에 교육 문제가 터졌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급식 식중독, 천안초등학교 화재, 보성초등학교 자살사건을 열거한 뒤 "착잡하다"고 덧붙였다.

尹부총리는 요즘 교단에 대해 "(교장과 교사 사이에)서로 얘기가 안되는 게 아니냐"며 "'너희는 그렇게 살아라 . 우리는 이렇게 할테니'라는 식"이라고 평했다.

이어 "이래서는 교육부가 아니라 예수님이 와도 교육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답답해 했다. 간담회 도중엔 "2박3일도 좋고, 3박4일도 좋고 (전교조.교총이) 함께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전교조에 대해 여러 차례 아쉬움을 표시했다. "신문.학부모가 (전교조에 대해)'더 이상 안된다'고 들끓고 있다"며 "전교조도 초기의 열정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또 NEIS와 관련해 인권침해 주장을 거듭하던 전교조가 문제해결을 위한 위원회에 불참한 데 대해 "자꾸 이러면 인권유린은 명분이고, 실제는 NEIS 안하겠다는 걸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 중 경복고의 교총 분회장인 박희정 교사는 "전교조의 집단행동을 왜 그냥 두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 분회장인 최윤정 교사는 맞대응을 자제하며 "잡무를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는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 사건 이후 교장단과 전교조의 갈등 해소를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마련됐다.

강홍준 기자

<사진 설명 전문>
교단 갈등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한 간담회가 교육부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23일 서울 경복고에서 열렸다. 윤덕홍 교육부총리(中)가 학부모.교장.교감.전교조교사.기간제교사 등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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