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치러진 나이지리아 대선에서 올루세군 오바산조(67) 현(現) 대통령이 부정선거 논란 끝에 재선됐다.
나이지리아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집권 인민민주당(PDP)의 오바산조 후보가 유효투표 4천2백만표 중 62%를 득표해 당선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32%를 득표해 2위에 그친 전 나이지리아인민당(ANPP)의 무하마드 부하리 후보 등 야당 측은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며 선거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선거 기간 중 35명의 야당 지지자가 숨지고 투표함 빼돌리기와 유권자 매수 등 광범위한 부정행위가 자행됐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EU)에서 파견된 선거감시단도 "36개주 중 13개주에서 부정행위가 목격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오바산조 당선자는 "나라의 단합을 위해 투표한 국민의 뜻을 누구도 거스를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군 장성 출신인 오바산조 당선자는 1976년부터 3년간 대통령을 지낸 뒤 민선정부에 권력을 이양, 은퇴했으나 83년 군부 쿠데타가 재발하며 억압통치가 이어지자 95년 당시 집권자인 사니 아바차 장군을 공개비판하며 정치 일선에 복귀했다.
이 사건으로 3년간 옥살이를 하며 국민영웅으로 부상한 그는 99년 아바차의 사망 직후 실시된 대선에서 압승, 두번째 대통령직에 올랐다.
그러나 재임 4년 동안 경제난.부정부패가 가중되고 기독교.이슬람교도 간 폭력사태로 1만여명이 숨지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실정(失政)을 거듭했다.
강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