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인천 아시아경기대회를 평화와 화합의 축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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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아시안게임)가 오늘 막이 오른다. 다음 달 4일까지 16일간 이어지는 이번 대회는 스포츠를 통해 아시아인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축제다. 임권택 총감독의 연출 아래 오늘 오후 6시부터 인천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의 주제가 ‘45억의 꿈, 하나 되는 아시아’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45개국 1만5000여 명의 선수·임원이 참가해 36개 종목, 439개 경기에서 자웅을 겨루게 된다. 1951년 열렸던 제1회 뉴델리 대회에 11개국에서 489명이 참가해 6개 종목에서 57개 경기를 벌였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더욱이 이번 대회는 규모에서는 물론 아시아인의 화합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아시안게임을 치르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소속 45개 회원국이 모두 출전한다는 점에서 뜻깊다. 북한의 동참은 물론 전쟁으로 힘든 시절을 보냈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참가도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참여와 화합을 통해 평화를 유지한다는 아시안게임의 정신이 인천에서 구현되는 것이다. 이번 대회가 국제스포츠대회 중 2012년 런던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로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았다는 점도 자랑스럽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대회가 그동안 메달을 따지 못한 스포츠 약소국의 선수·지도자를 육성하는 ‘비전2014’ 프로그램을 운영해 아시아 스포츠의 균형 발전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인천이 아시안게임을 유치할 당시의 공약이다. 이번 대회에선 9회 연속 종합우승에 도전하는 중국에 이어 주최국인 한국은 90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 5회 연속 종합 2위 수성이 목표다. 한국 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이 프로그램 대상국들이 그동안 흘린 땀에 걸맞은 결과를 얻기를 기원한다.

 다만 우리 사회의 아시안게임에 대한 저조한 관심이 걱정스럽다. 일부 경기는 ‘관중 없는 대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전 국민이 아시안게임에 따듯한 관심을 갖고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뜨겁게 응원해 주길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