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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직 푸대접」이 결정되기까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사장님, 편집국장님, 이기자님, 뭐라고 감사의 말씀 드려야 좋을지 모르겠읍니다. 밤잠 자지앉고 일하는 저희들, 분통이 터지지만 알아주시는분 있어 희망잃지 않으렵니다. 항상 약자의 편 되어주시고 옳은 것을 향해 나아가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1981년10월29일, ○○전화국 미스리·하 드림』-.
이 편지는 『기능직공무원은 서럽다』 는 기사가 지난달 28일자 중앙일보에 실린후 기능직공무원들이 중앙일보사에 보내준 숱한 편지중의 하나다.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전국 곳곳에서 『우리의 억울한 사정을 알아주고 대변해주어 고맙다』는 전화와 전보가 빗발치듯했다. 이들중엔 울먹이며 『술한잔 대접을하고 싶으니 정말 받아줄수 있겠느냐』고 전화를 걸기도했다.
응어리진 가슴이 후련하고 감격스럽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무엇이 이들을 그토록 슬프게 했을까. 해답은 한마디로 「푸대접」 때문이었다. 일반직 공무원은 한국전기통신공사에 넘어가면 신분과 계급이 수평이동되고 체신부주사급 이상은 모두관리직이 보장되게끔 직의분류안이 마련됐다. 그러나 기능직공무윈은 아무리 평생토록 노력을 해도 일반사원에 그치도록 되어있다.
자신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이러한 끔찍스러운 안이 일반직공무원에 의해 다듬어지고 있었던 사실조차도 이들 기능직공무원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일반직 고급공무원단으로 구성된 공사실립실무작업반「나으리」들은 1단9천여명에 이르는 기능직공무원들의 운명을 결정을면서 이들의 의사를 들어줄 아량도, 기희를 줄 녀그러움도 없었던 것이다.
요줌 관가에는 『능률제고』라는 용어가 자주쓰이고 있다.
그리고 이 능률은 가끔 신속과 비민주성을 수반하기도 한다. 어떤 결정이 온당하려면 객관성과 정당성, 설득력을 지녀야한다. 베일에 감추어둔채 다수의 의사도 들어보지 않고 기회마저 박탈한채 단들어진결정은 설득력이나 호소력이 결핍되기 마련인 것이다. 인간이 지금까지 고안해낸것중 가장 현명한 제도라는「민주주의적인결정방법」이 새삼 아쉬워지는마음이 간절하다. 설혹 그 결정이 늦어지더라도…. <이원달편집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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