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다시 맞은 '펀드 200조' 아직 남은 숙제 많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증시가 모처럼 숨통이 확 트인 듯하다. 지난 한 주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전주말 대비 29포인트(3.14%) 올라 5주 만에 950선을 회복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지난주 마지막 장에서 지난 3월 이래 일일 순매수 규모로는 가장 많은, 1300여억 원의 매수 우위를 보인 점도 고무적이다. 덕분에 국내기관투자가들이 외롭게 끌어온 시장의 수급 개선에 힘을 보태줄 것이란 희망도 커지고 있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분위기는 괜찮다. 이달 들어 미국.유럽 등 세계 증시도 오랜만에 동반 상승 행진을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간접투자시장은 5년여 만에 다시 펀드수탁액 200조원 시대를 맞았다. 저금리로 갈 곳을 찾지 못하는 부동자금들이 간접투자시장으로 몰린 결과다.

펀드 수탁액 200조원 회복은 분명 축하할 만한 일이다. 1999년 광풍처럼 휘몰아쳤던 '바이 코리아 펀드'후유증으로 간접투자시장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해온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펀드 상품은 쏟아지고 있지만 내놓고 권할 만한 장기투자상품은 여전히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단 며칠간의 수익률 변동조차 민감해 하는 투자자들의 성향도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눈 앞의 이익만을 좇아 시장이 다시 과열되거나 왜곡되기라도 하면 그 후유증은'바이 코리아 펀드'와 비할 바 없이 클 수 있다. 어렵게 되살려낸 간접투자시장을 꽃피우기 위해 투자자나 업계 모두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할 때다.

표재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