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저스 박찬호 '위기의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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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30.텍사스 레인저스)가 2승 사냥에 실패했다. 지난 12일(한국시간) 5이닝을 던져 첫승을 올린 뒤 17일 6이닝, 23일 7이닝 투구로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경기 시작과 함께 제구력 난조가 다시 발목을 잡았다.

박찬호는 23일 홈구장 알링턴볼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1회초 시작과 함께 네명의 타자를 상대로 원아웃도 잡지 못했다.

첫 타자 조니 데이먼에게 볼넷을 내준 뒤 빠른 주자를 의식, 직구 위주로 승부를 걸었지만 직구가 가운데 높게 쏠렸다. 토드 워커의 2루타와 노마 가르시아파라.매니 라미레즈의 안타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2점을 내줬다.

레인저스 벅 쇼월터 감독은 이 순간 불펜에 연락, R A 디키를 준비시켰고 오럴 허샤이저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박찬호를 추슬렀다. 박찬호는 거짓말처럼 이 순간부터 다른 투수가 됐다.

이후 4회까지 11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물리쳤다. 직구 스피드는 최고 1백48㎞에 그쳤지만 완급조절이 좋았다. 느린 커브와 빠른 커브, 적절한 체인지업이 먹혀들어 단 한명의 진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1점을 따라붙은 5회초, 또 한번 박찬호의 리듬이 흔들렸다. 레드삭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볼넷과 3안타를 묶어 2점을 보탰다. 박찬호는 6회 1사 1, 2루의 위기를 넘긴 뒤 7회는 삼자범퇴로 막았다. 7이닝 8안타.4실점. 선발투수로 제몫은 한 셈이었다.

상대 선발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레인저스 타선을 쉽게 요리했다. 7회까지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3안타.1실점. '위용'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박찬호는 1승3패, 방어율 6.46을 기록했고, 경기는 레드삭스가 5-4로 이겼다.

한편 서재응(뉴욕 메츠)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데이비드 콘에 이어 3회 마운드에 올라 5이닝 동안 8안타(1홈런).2탈삼진.4실점했다.

서재응은 이날도 단 한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아 올시즌 23과3분의1이닝 동안 볼넷이 하나도 없는 '컴퓨터 제구력'을 과시했다. 메츠는 2-6으로 졌다.

최희섭(시카고 컵스)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에서 3타수 무안타에 몸맞는공 한개와 1득점을 기록했다. 최희섭은 0-1로 뒤지던 4회말 1사 1, 3루에서 상대선발 브라이언 로런스와 11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몸맞는공을 얻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희섭은 다섯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멈췄고 타율은 0.279로 내려갔다.

이태일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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