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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축구 "경사났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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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날이었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명문팀 유벤투스와 인터 밀란이 스페인 명문팀 바르셀로나와 발렌시아를 제치고 나란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이탈리아가 두 팀이나 4강에 진출시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3일(한국시간) 벌어진 8강전 2차전에서 이탈리아팀들은 주특기인 '빗장 수비'로 원정경기를 대비했다. 홈 1차전에서 승리(인터 밀란) 또는 무승부(유벤투스)로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던 양 팀은 두터운 수비를 위주로 하고 역습을 펼치는 '지키기 축구'로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유벤투스는 연장전 골든골의 짜릿함을 만끽했다.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와 1-1로 비겼던 유벤투스는 스페인 누 캄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 2차전에서도 1-1로 마쳐 연장전에 돌입했다.

상황은 유벤투스에 불리했다. 에드가 다비즈가 경고 2회로 퇴장당했기 때문. 그러나 철저히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던 유벤투스는 연장 후반 9분 딱 한번 찾아온 역습의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집중력을 보였다. 알렉산드로 비린델리의 크로스를 후반 교체 투입된 잘라예타가 가볍게 차넣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12위로 추락, 체면을 구겼다가 챔피언스리그에서 15경기 연속 무패(13승2무) 가도를 달리며 자존심을 세웠던 바르셀로나로선 단 한번의 패배가 뼈아팠다.

홈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던 인터 밀란은 원정 2차전에서 발렌시아에 1-2로 패배, 골득실에서도 동률을 이뤘으나 원정경기 다득점 원칙에 따라 4강에 진출하는 행운을 잡았다.

인터 밀란은 전반 5분 만에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비에리의 선취골로 앞서 나갔으나 불과 2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하고, 후반 6분 루벤 바라하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그러나 철저한 수비와 골키퍼 프란체스코 톨도의 눈부신 선방으로 더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대회 최고의 카드로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강 2차전은 24일 열린다. 1차전에서 1-3으로 패했던 맨체스터로선 라울이 빠진 레알 마드리드를 홈으로 불러들여 설욕을 벼르고 있다.

특히 맨체스터의 데이비드 베컴이 올시즌 후 레알 마드리드행이 유력시되고 있어 더욱 관심을 끄는 일전이다.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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