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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의 벽 서서히 뚫린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81년에만도 미국에서는 4O만명이 암으로 목숨을 잃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렇게 무서운 암은 왜 정복되지 않는 것일까.
천연두·소아마비·마진등은 비록 수세기가 걸렸지만 이제 정복된 단계에 있다. 이런 질병과 암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천연두등은 각기 한 종류의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되므로 그 바이러스에 맞는 백신을 개발하면 정복이 가능하다. 반면 암은 1백 가지나 되는 각기 다른 병이다. 그 때문에 암을 정복하기란 그만큼 어렵다.
그러나 암치료 방법은 계속 진전을 보이고 있다. 10년전 까지만 해도 암의 치료법으로는 환부를 도려내는 외과수술이나 환부에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쬐어 암세포를 파괴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이러한 두가지 요법이 발전되어 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암치료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진보는 화학요법 분야에서 이뤄졌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한해에 5만∼6만명의 유방암환자가 다만 화학요법 만으로 생명을 건지고 있다. 호드킨즈병 환자는 비록 그것이 상당히 진행된 암이라도 거의 치료가 가능하다. 10 년전만 해도 고환암환자의 반정도는 목숨을 잃었지만 지금은 거의가 치료되고 있다.
80년 미국에는 10만5천명의 폐암환자가 있었는데 이들에까지도 화학요법이 시도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화학요법 발전에 힘입어 30년전에 25%이던 암환자들의 생존율이 이제는 40%를 넘어섰다.
종양학자들은 암환자가 치료를 받은 다음 5년안에 재발하지 않으면 완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학요법제는 초기 단계에 암세포가 빠른 속도로 분열할때 특히 유효하며 백혈병·임파암등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이미 많이 자란 종양, 서서히 분열하는 고형암에서는 효과가 적다.
오늘날 미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허가된 항암제만도 30종에 이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알킬계의 사이톡산·L-팜·밀러란, 항대사계의 6-MP·5FU, 항체계의 블레오마이신·아드리아마이신, 스테로이드계의 프레드니손·에스트로겐등으로 대부분 암세포의 대사를 저지하거나 유전자의 암화를 막아주는 약품들이다.
이외에도 좀더 효과높은 항암제를 찾는 작업이 진행중이지만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평균 5천가지의 화학물질을 동물실험해야 인체에 유효한 것으로 판단되는 1개의 항암제를 얻게 되며 이것을 약으로까지 개발하는데는 1백만달러(약7억원)가 소요된다.
화학요법제의 부작용도 문제가 되고 있다. 부작용은 구토·식욕부진·탈모등이며, 감염에대한 저항력을 약화시켜 일반 감염증에 잘 걸리게 되는 것도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여하간 함암제는 단독사용. 또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와 병용함으로써 생존율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해 온 것만은 사실이다.
항암제 이외에 암치료제로 주목을 받는 것에는 면역치료제가 있다. 면역치료제 중에도 항바이러스 기능을 가진 인터페론은 암세포의 성장을 방해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현재까지 사람의 백혈구에서 배양한 인터페론은 워낙 양이 적고, 순수하지 못해 충분한 암치료 실험을 못했지만 최근 유전자 조작에 의한 순도 높은 인터페론 생산의 길이 열려 연구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위스콘신대학은 재래의 백혈구배양 인터페론을 26명의 유방암 환자에게 주사, 11명에서 암이 축소되는 현상이 있었다고 보고했으며, 최근 유전자조작의 순수 인터페론으로 실험을한 휴스턴대학의 「조던·구터먼」 박사는 지난주 『16명의 진행된 암환자에게 인터페론을투여, 암의 진행을 늦췄다』 고 보고하고 『인터페론이 서서히 자라는 암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 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단크론항체도 암을 물리치는 면역요법제로 오히려 인터페론보다 더욱 관심을 보이는 학자들이 많다. 단크론항체는 세포막에서 특정항원이 있을때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한다는 사실에 주목. 체외에서 이런 항체를 생산해 몸속에 넣어주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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