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의젓한「은은함」을 그려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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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항상 무엇이 되고 싶고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허둥대면서 작은일에도 가슴이 아프고 설레는 것등이 나의 모습인 것같아 안스럽습니다. 그래서 「북악물들다」에서는 항상제자리에 묵직이 있으면서 자기를드러내려 하지 않고 숨겨져 있으면서 은은한 것을 그리려고 했습니다.』
중앙시조 백일장에서일반부 장원을 차지한 홍승희씨(37·주부)는 자신의 시조가 자연과 인간의 비교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새로운 내면을찾으려는 뜻을 담고있다고했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오고(67년) 고교·대학을 통해 문학수업을 하기는 했으나 결혼하면서 10여년의 공백을 가졌다고한다. 은행원인 남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둔 홍씨는 이번 장원이 자신이 기성문인으로 문단에 나와 문학활동을 하게된것보다 자기위치를 확인한것에 더 큰의의를 두고 있다.
『주부로서 항상 느끼는 것은 자기향상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수 없다는 안타까움입니다. 일상성에 빠져 자기를 잃어버린다는것은 슬픈 일입니다.』
홍씨는 앞으로 문학을 하게된다면 그것은 자기 향상을 위한 노력외는 아무것도 아닐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왕 문인으로 나섰으니 이제부터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 문학적으로 표현하느냐하는 것을 새롭게 생각해야겠지요.』
홍씨는 중앙일보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조짓기강좌」에도 꾸준히나와 혼자 습작을 열심히했다고한다.
시조는 우리의 오래된정서를 담고 있고 이를발전시켜야하며 시조는 우리고유정서인「한」을 압축해서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형식이란 확신을 갖고 있다.
『이번 수강은 애기들에게 큰선물이 되었어요. 자라면서 엄마는 무엇을하는 사람인가하는 생각을 애기들이 갖게되는것 같아요. 그들의 기대를조금은 충족시켜준 것같아 기뻐요.』
홍씨는 자신이 문인이기에 앞서 주부임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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